매파적 동결 '유력'…인하는 내년 하반기

입력 2023-10-19 09:00   수정 2023-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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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잠시 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엽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에 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죠.

    따라서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에서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는 분석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전민정 기자,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현재 연 3.5% 수준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금통위는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린 이후 8월까지 5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는데요.

    시장에선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어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0%가 오늘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국채 장기물 금리, 시장금리(대출금리) 오름세로 이어지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고요.

    미 연준의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채권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앵커>


    연준이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지만, 긴축 장기화를 선언한 상태죠.

    또 소비자물가도 3%대로 올라선 가운데 중동발 악재에 고유가 우려가 커지며 물가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지난달 3.7%까지 높아진 소비자물가는 분명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3%대 물가상승률은 아직 한은이 예상한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수준이어서 물가 때문에 금리를 올릴 명분은 덜하다는 분석입니다.

    통화정책의 효과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고요.

    무엇보다 한은이 쉽게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수출 회복세가 약하고 내수 침체 조짐은 더 확연해지는 등 경제 성장이 더디고요.

    은행권 가계대출은 오름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매달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한은이 과감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엔 경기 위축과 가계 부채 부실화에 대한 부담이 큰 겁니다.

    10월 금통위가 FOMC보다 2주 전에 열린다는 점도 동결 전망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딜레마에 빠진 한은은 우선 기준금리 동결로 대응한 후 연준의 행보와 대내외 상황을 보면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연준이 연내 남은 두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 더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있고, 중동 분쟁 추이에 따라 물가가 더 뛸 우려도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매파적 동결'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기준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언제 기준금리 동결을 멈추고 인하로 돌아설 것이냐에 대한 한은의 힌트를 더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가, 환율, 경기 회복 속도 등 기준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얼마나 더 지금과 같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경기가 더 나빠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매파적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는 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되죠.

    원·달러 환율 마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시장에서 연내 인하 기대감은 사라지는 분위기입니다.

    한은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과 함께 시장에 매파적 신호를 보내 섣부른 인하 기대를 차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내년 언제 금리 인하가 시작되느냐가 관건인데요.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2% 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융·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연준의 추세적인 금리 인하가 확인된 이후에야 한은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모건스탠리는 내년 3월, 바클레이스는 내년 9월, 골드만삭스는 내년 4분기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종합해보면 내년 하반기가 돼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긴축 고삐가 느슨해지고 국내 물가도 안정되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진행할 명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경제부 전민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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