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전단계면 뇌조직에 이상 보인다…서울대병원 연구

김수진 기자

입력 2023-10-27 16:06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전단계와 초기 조현병 환자의 미세한 뇌조직 변화를 포착했다. 이를 통해 조현병 조기 진단의 가능성이 열렸다.

권준수 서울대병원·문선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뇌자기공명(MRI) 질감 분석을 조기 조현병 환자들에게 최초로 적용, 뇌조직을 분석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중증 정신질환이다. 망상, 환청, 논리가 없는 말하기 등의 증상이 특징이며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한다. 발병과 함께 회백질 감소 등 다양한 뇌조직의 변화가 발견되지만, 전단계에서 일어나는 뇌 변화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전단계나 초기(4~5년 내)에 발견해 빠른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은 ▲초발정신증군(조현병 초기 단계, 101명) ▲정신증 고위험군(조현병 전단계, 85명) ▲대조군(147명)의 MRI 영상을 바탕으로 조현병과 관련된 뇌 영역에 대한 질감을 분석(Texture analysis)했다.

질감 분석이란, MRI 영상을 구성하는 작은 3차원 단위(복셀) 중 인접한 단위들의 상호관계를 조사하여 질감 특성을 살피는 기법이다. 질감 분석을 사용하면 뇌조직의 부피 변화나 신호 강도에 기반한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초발정신증군은 대조군에 비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부위에서 회색질 부피와 두께가 유의하게 줄었다.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회색질 부피·두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전두엽 부위에서 ‘IMC1 질감지표(회색질의 복잡성과 호의존정도를 반영)’가 대조군과 초발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했다. 복잡성이 크고, 상호의존이 적을수록 값이 증가한다.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증상이 심할수록 전두엽 IMC1 지표가 낮았다. 이 결과는 정신증 고위험군 단계에서 신경가소성의 일종인 ‘피질재구성’ 현상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환경·상황에 따라 스스로 신경구조와 회로를 바꾸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회색질의 부피와 두께의 변화가 없더라도, 높은 민감도를 가진 ‘질감분석’을 통해 조현병 증상에 관련된 미세한 회색질 변화를 포착하여 조기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선영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조기 정신증 환자의 뇌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보다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권준수 교수는 “정신증 고위험군을 비롯한 조기 정신증에서 일어나는 초기의 뇌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초기 진단 및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감 분석은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이 정신병으로 전환을 조기에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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