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크 급할 것 없다…내년 4월 이후 매수"

조연 기자

입력 2023-12-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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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예금 역대 최대폭 증가…100억달러 육박
메리츠證 "日 금융정책, 내년 4월 이후 정상화"


일본은행이(BOJ)이 현재의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내년 4월 이후 엔화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역대근 엔저에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엔화 예금은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 잔액은 1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BOJ는 12월 금융정책회의 성명문에서 대내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대내 경제 여건만 보면 BOJ가 정상화하기 충분해 보이지만,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 원자재 가격, 임금-가격 결정 매커니즘 등을 우려해 정상화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BOJ 성명문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며 144엔까지 상승(엔화 절하), 일본 10년물 금리는 0.64% 아래까지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BOJ는 정책 정상화 시점을 내년 춘투(봄철 노사협상)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BOJ 정상화도, 엔화 매수 시점도 4월 이후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춘투는 일본 재계와 노동계의 임금 협상을 뜻한다.

올해는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임금인상률이 평균 3.58%를 기록, 30년 만에 처음으로 3%를 웃돌았는데, 이번 춘투에서도 예년과 같은 수준의 임금 상승률이 결정된다면 물가 상승 압력을 확인한 BOJ가 정상화를 단행하기 용이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정상화 시점을 내년 4월 이후 미룰 유인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여전히 고려할 점은 BOJ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라며 "엔화를 선제적으로 매수하기 보다는 BOJ가 실제로 정상화를 단행하는지 확인한 후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보다 단기적인 엔화 매수를 생각한다면 달러가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며 "엔화가 충분히 절하된 만큼 앞으로의 절상 폭 또한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약달러가 전개될 때 엔·원 환율 상승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현재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은 99억2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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