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억눌린 물가, 공짜는 없어…물가목표 도달 ‘라스트 마일’ 쉽지 않을 것”

김채영 기자

입력 2023-12-20 17:1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물가에 대해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금리 인상 영향이 지속되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향후 추이가 불확실하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다는 설명이다.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되기까지 과정을 마라톤 용어인 ‘라스트 마일’에 비유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반영해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도 라스트 마일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총재는 미 연준이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는 시장 기대에 대해서도 “두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지난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봤을 때 제 생각은 파월 의장 발언 중 ‘현 수준을 봤을 때 상당히 긴축적이라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며 “아직 불확실성이 있고, 점도표 상으로 50~75bp 정도 떨어지는 걸로 돼 있는데 시장은 100bp 이상 확실히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서 과잉 반응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시장 기대가 국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실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며 “환율, 자본이동 등 제약조건이 풀린 것은 사실이라 국내만 보면서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물가가 안 올라갔고, 기대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처럼 관리를 했기 때문에 되돌리는 과정에서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가 더 늦춰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들어 물가를 잡기 위해 빵과 우유 등 가공식품 물가를 전담하는 공무원을 지정하고, 식품업계와의 간담회도 수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대책을 두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등장했던 ‘물가관리 책임 실명제’의 재림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없다는 전제로 “향후 물가 상승률은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비용 압력도 점차 완화되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률은 내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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