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부터 100만원 준다구요? 그래도 안 낳아요"

입력 2024-01-05 06:06  


정부가 2022년 도입한 '첫만남이용권' 바우처 금액을 올해 태어난 둘째 아이부터 100만원 늘리기로 했지만, 바우처 지급 시 출산 장려 기대효과는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지원 제도 자체에는 호응이 좋은 만큼 바우처 금액을 대폭 늘리는 등 정책을 보완해 출산 장려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첫만남이용권은 자녀 출생 초기 양육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것으로, 산후조리원·육아용품·의료비·식음료비 등에 쓸 수 있다.

올해는 첫째 200만원, 둘째부터는 300만원씩 국민행복카드 이용권인 바우처 형태로 기본 지급된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수행한 '2023년 첫만남이용권 만족도 조사' 보고서는 "첫만남이용권 금액을 증액하면 정책수요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가계 경제에 도움도 되겠지만, 만족도의 지속이나 추가 출산과 같은 장기적인 효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3년도 조사에서는 전년 조사 때보다 추가 출산 계획에 대한 영향력, 경제적 부담 완화 효과, 만족도가 모두 하락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소가 첫만남이용권을 소진한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정부가 바우처 금액을 확대할 경우 자녀를 추가로 낳을 계획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 대답이 1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37.7%에 달했다.

"그렇다"라는 긍정 응답은 46.4%로, 전년 조사 때보다 8.7%포인트 감소했다.

금액 확대 시 추가 출산 의향을 5점 척도로 환산한 점수는 3.09점으로, 전년 3.40점에서 역시 하락했다.

연구소가 추가로 수행한 아버지·어머니 그룹 대상 FGI(집단심층면담)조사에서 대상자들은 대체로 첫만남이용권이 '기분 좋은 정책'이라고 답했지만, 이것으로 인해 추가로 출산할 계획이 있는 경우는 단 한 사례도 없었다.

첫만남이용권의 경제적 도움 수준이나 만족도도 도입 첫해보다 떨어졌다.

경제적 도움 수준은 5점 만점에 평균 4.01점으로, 전년도 4.28점보다 다소 하락했다.

전반적 만족도는 2022년 설문조사에서 4.79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하락한 4.47점이었다.

불만족한다고 답한 이들의 대부분은 '바우처 금액 부족'(77.1%)을 이유로 들었다.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적정 바우처 금액의 평균은 595만원이었고, 중위값은 500만원이었다.

향후 추가 출산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0명'(출산계획 없음)이라는 답이 75.6%로 대부분이었다. 1명 더 낳겠다는 비율은 20.7%, 2명은 3.3%였다.

연구를 수행한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시행하고 나서도 합계출산율이 낮아진 점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추가 출산에 직접적인 효과는 없다고 보인다"며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라 부정적인 응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돼 과감한 증액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특히 20대(32.7%)·월소득 300만원 미만(32.1%)·자녀수 1명(41.3%)인 응답자 층에서 '경제적 부담'을 추가 출산하지 않는 이유로 꼽은 비율이 높았고, 금액 확대 시 추가 출산 의향도 컸다며 바우처 금액을 대폭 늘리면 이들을 중심으로 효과가 기대된다고 봤다.

한편 첫만남이용권의 주요 사용처로는 산후조리원(48.4%)이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육아용품(15.5%), 의료비(14.6%), 식음료비(13.7%) 순이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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