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물류동맥…글로벌 인플레 '공포'

입력 2024-01-13 12:32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상선을 공격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 가까스로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기대하던 세계 경제가 중동발 공급망 혼란과 에너지 가격 인상이라는 겹악재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공격하는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물류의 동맥으로, 이곳의 관문인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10~15%를 담당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곳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면서 세계 물류가 치명적 타격을 입고 있다.

세계 10대 컨테이너 선사 중 머스크, MSC, 하팍-로이드, CMA CGM, ZIM, ONE 등 6개사가 후티의 위협 탓에 홍해 항로에서 완전 또는 대부분 철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후티의 공격 탓에 지금까지 2천여 대의 선박이 홍해 항로를 우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후티의 공격 탓에 세계 무역량이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기는 중앙아메리카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의 통항량 감소와 맞물려해운업계에 직격탄을 날리는 모습이다.

최근 테슬라가 독일 내 전기차 공장의 생산을 대부분 중단했고, 일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운송 항로를 변경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영국 의류업체 넥스트, 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 등 주요 소매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2주 이상의 배송 지연 가능성을 통보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미국 의류업체 아베크롬비&피치는 배송 지연을 막기 위해 항공 운송편을 물색 중이다.

여기에 중국의 춘절 연휴를 앞두고 선사들이 서둘러 물량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선박 수요가 더욱 늘고 있으며, 이는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2천206포인트를 기록해 전주보다 16% 이상 올랐는데, 지난달 이후로 상승률은 114%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더 큰 위기는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인상 우려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란이 오만만에서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지금까지 주로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했던 해상 위협은 이제 유조선까지 겨냥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레인에 본부를 두고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해군사령부(CMF)는 최근 모든 선박에 대해 며칠간 홍해 남단 알만다브 해협을 피하라고 경고했다고 유조선 단체인 인터탱크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은 유조선 4척이 홍해를 피해 회항했고 다른 유조선 5척도 회항하거나 항해를 중단했다.

이 같은 위협에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3% 오르는 등 에너지 가격이 요동칠 조짐이다.

유조선뿐만 아니라 철광석과 곡물, 목재 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이 위협받을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기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을 뒤집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컨설팅업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컨테이너 운임비가 현재처럼 유지된다면 세계 물가가 약 0.6%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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