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상 복구했지만 또…관광객 돌탑에 '골머리'

입력 2024-01-29 11:29   수정 2024-01-29 11:29

제주 금오름 정상 분화구에 또 쌓인 돌탑
피부호흡 양서류에 생존 위협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정상 분화구에 탐방객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이 다시 늘고 있다.

문제는 탑을 쌓으려고 원래 있던 자리에서 돌을 옮기는 바람에 주변 분화구 습지가 맨땅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분화구 내 두루두루 널린 돌들이 옮겨져 한 층으로 쌓이게 되면 돌 틈에 숨어 있던 맹꽁이 등 양서류는 숨을 곳을 잃어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때문에 앞서 지난해 4월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금오름의 양서류가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린 뒤 제주도에서 돌탑을 허물어 원상 복구하고, 돌탑 쌓기를 하지 않도록 안내판도 설치했다.

그런데 1년도 채 안 돼 이를 잘 모르는 탐방객들이 무심결에 돌탑을 쌓는 일이 또 벌어지고 있다.

나무와 수풀이 거의 없는 금오름 분화구에 서식하는 양서류는 화산송이(화산석)가 유일한 그늘막이다.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는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아래 있어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는데,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을 옮겨버리면 피부 호흡이 힘겨워진다.

금오름에는 산 정상부에 52m가량 깊이의 분화구가 있고 그 안에 '금악담'이라고 불리는 화구호 습지가 있다.

금악담에는 유기물이 풍부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에서 맹꽁이 330여개체와 10만여개의 맹꽁이알이 확인됐다.

최근 양서류의 산란 시기가 도래해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슬기 제주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29일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행정 당국이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오름 분화구 습지 보전방안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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