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엔비디아에도 밀렸다…기술주 순위 대격변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2-13 08:17  



미국 뉴욕증시가 1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강한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와 ARM 중심으로 반도체 강세를 연출하던 시장은 오후들어 상승폭이 막히면서 혼조세로 전환했다.

현지시간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7포인트, 0.09% 내린 5,021.84를 기록했다. 장중 5,046포인트로 사상 최고가를 재경신했으나 기술주 하락에 힘을 받지 못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이날 48.12포인트, 0.3% 내린 1만 5,942.55로 1만6천선을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반납했고, 다우지수는 125.69포인트, 0.33% 상승한 3만 8,797.38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 금리도 이날 소폭 내렸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08bp 내린 4.179%, 2년물도 같은 낙폭을 보이며 4.480%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0.16% 오른 배럴당 76.96달러, 변동성지수는 7.73% 오른 13.93으로 마감했다.



● 1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임박..2년 만에 2%대 전망

이날 시장은 마땅한 악재가 없음에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소비자물가지수에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다. 월가에서 전망하고 있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 평균치는 전월 대비 0.15%, 전년대비 2.9%로 집계됐다. 미 소비자물자지수가 예상대로 나올 경우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하게 된다.

에너지와 상품가격 변동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월대비 0.3% 상승해 지난달과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전년대비 상승폭은 3.8%로 전월 3.9%에 0.1%포인트 하락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핵심은 전체 조사 항목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주거비 관련 인플레이션 변화로 꼽힌다. 임대료 관련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말까지 연간 6.5% 상승하며 최고치였던 8.8%에서 둔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다만 이러한 지표 하락폭이 실제 인플레이션이 반영되는 시차로 인해 둔화 속도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질로우 등 부동산 조사업체들의 자료를 분석해 주거비 관련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고 올해 상승률은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뒤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이날도 매파 발언을 이어갔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전미은행가협회 주최 연설에서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준 총재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연준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바킨 총재는 "몇 달 더 데이터를 확보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고 확대되길 바란다"며 물가, 고용 데이터에 기반한 더딘 금리인하가 예정돼 있음을 확인했다.



● ARM 사흘 만에 93%...엔비디아, 반짝 구글 시총 추월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이날 장중 엔비디아는 3% 가량 오른 736.11달러로 시총 1조 8,400억 달러를 잠시 돌파했다.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가운데 아마존(1조8천억달러)과 구글(1조8천억달러)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현재 종가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은 시가총액 3조 900억 달러의 마이크로소프트다. 애플은 2조 8,900억 달러로 2위에 그쳤고, 사우디 증시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약 2조 달러, 그 뒤를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가 뒤쫒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오후 1시 이후 차익실현으로 추정되는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을 반납해 0.16% 오른 주당 722.48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뿐 아니라 각종 가전과 게임기 등 전자제품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사업부를 신설한 사실이 알려져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됐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4 세계정부회담에서 "가속 컴퓨팅으로의 전환은 계속될 것"이라며 최근 기술기업들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전세계 약 1조 달러 데이터 센터가 구축되고 있다"며 "향후 4~5년 내에 2조 달려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은 이어 "AI 인프라를 가능한 한 빨리 구축한 뒤 혁신하고, 활성화하는 일은 전적으로 해당 정부에 달려있다"면서 각국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모바일 반도체 핵심 설계기술을 가진 ARM홀딩스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하루 상승폭은 29.3%로 최근 3거래일 만에 90%이상 가격이 뛰었다.
ARM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상장 당시 9,550만 주, 약 9.4%를 매각해 48억70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ARM 상대적으로 적은 유통주식으로 인해 가격 변화가 크고, 인공지능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몰려 가격을 치솟고 있다.

지난주 ARM은 1분기 매출 전망을 월가 평균인 7억 7,800만 달러를 상회한 8억 5천만~9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는 당시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기회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 2년 만에 5만 달러선 돌파..비트코인 열풍 돌아오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코인베이스 기준 오후 12시 30분 장중 5만 261달러선을 돌파했다. 2021년 11월 6만 9천달러선의 사상 최고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 루나·테라 사태와 같은해 FTX 파산으로 1만달러선 후반까지 밀렸던 가격이 3배 이상 오른 상태다. 비트코인은 2022년 연간 64% 하락한 뒤 지난해 186%, 올해들어 12% 상승한 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년 전과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 10종을 일시에 승인하면서 대형 운용사들의 자산 유치경쟁이 벌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장기간 비트코인 신탁을 운영해온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트러스트에서는 전달 자금 유출이 일어났지만 블랙록과 피델리티 주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트러스트의 현재 자산은 약 33억 달러, 피델리티의 와이즈오리진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27억 달러로 추정된다.

암호화폐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채굴업체인 마라톤디지털홀딩스도 이날 하루 14.19% 뛰었고, 라이엇플랫폼스가 9.4%, 코인베이스가 3.7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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