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따라잡을까…애플 1년여만에 "AI 상당 투자"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2-29 08:04   수정 2024-02-2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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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주요 3대 지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주목한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인공지능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는 애플과 알파벳이 동반 하락을 이어갔고, 암호화폐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지시간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2포인트, 0.17% 내린 5,069.76에 거래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87.56포인트, 0.55% 내렸고, 다우존슨 산업평균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주가 하락 여파로 23.59포인트, 0.06% 내린 3만 8,949.02에 그쳤다.

● 애플 "생성형 AI 상당한 투자"…구글 "실수 용납못해"

OpenAI의 생성형 인공지능 공개 1년여간 투자 계획을 일절 감춰왔던 애플이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정오에 온라인으로 열린 주주총회에서 팀쿡 최고경영자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놀라운 잠재력을 봤다"며 "현재 이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팀쿡 최고경영자는 챗GPT, 구글 제미니 등을 의식한 경쟁 제품에 대한 언급 없이 올해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올해말 미래를 재정의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게될 생성형 AI의 성과를 공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반독점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인앱 결제 옵션과 브라우저 변경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iOS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말 올해 말로 예정된 iOS18 버전은 사상 최대규모의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팀쿡은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 개발팀을 10년 만에 해체하는 것과 관련한 질문은 받지 않았다. 애플은 블룸버그와 CNBC 등의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날 전기차 포기와 생성형AI 진출 기대로 0.8% 올랐던 애플은 이날 시장 하락 압력으로 0.66% 내린 주당 181.42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인 알파벳도 주가가 이날 1.8% 하락해 시가총액 1조 7천억원을 기록했다. 구글은 악셀 스프링거 등 32개 미디어 기업으로부터 디지털 광고 관행에 따른 21억 유로(우리 돈 약 3조 원)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미디어 기업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한 제라댕 파트너스 등은 성명에서 "구글의 지배적 지위 남용이 없었다면 미디어 회사들 더 많은 수익을 얻었을 것이고, 유럽 미디어 환경을 강화하는데 투자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직원 내부 메모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실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피차이는 이어 "업계 초기 완벽한 인공지능은 없지만, 그 기준이 높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생성형 이미지 서비스 재개를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 비트코인 한때 6만 4천달러 돌파…코인베이스발 사고에 휘청

암호화폐 시장에 2년 만에 훈풍이 일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베이스 기준 이날 11% 오른 6만 4,100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일주일가 상승폭만 18.7%, 지난 1년간 158%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으로 편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중반부터 비트코인 등 하나 이상의 대체 자산 투자 사실을 공개했으며 지금까지 19만 3천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원화로 환산한 가치는 15조원에 달하는 자산이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매입한 비트코인의 평균 가격은 3만 1,544달러로 이달 15일부터 25일사이 추가로 1억 5,500만 달러를 들여 3천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승세를 타던 암호화폐는 이날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계좌 내역이 증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약 4% 가량 상승폭을 줄였다. 코인베이스는 "일부 사용자가 코인베이스 계정 잔액의 0으로 표시되었다"며 "문제를 조사중이고, 자산은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 값싼 초콜릿 시대는 끝…코코아 월간 30% 폭등

전세계 코코가 생산량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코트디부라아르와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후 악화로 인해 코코아 선물 가격이 치솟았다. ICE선물 거래소 기준 코코아 가격은 이날 7% 하락했으나 전날까지 톤당 6,648달러로 한 달간 30.1% 급등했다.
핵심 생산 국가인 가나는 2023년과 2024년 연간 생산량은 목표대비 4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아프리카는 기존 강수량이 줄고, 덥고 건조한 날씨를 가져오는 엘니뇨 여파로 인한 작황 악화, 병해충 증가로 타격을 입고 있다.

라보뱅크의 코코아 애널리스트인 폴 줄스는 이달초 파이낸셜 타임스를 통해 "연초부터 엄청난 랠리를 이어왔고 2023년 말 이기 고점에서 더 상승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콜릿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허쉬와 네슬레 주가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허쉬의 미셸 벅 최고경영자는 지난 8일 실적 발표에서 "코코아 가격의 상승으로 수익성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쉬는 지난 4분기 인플레이션과 비만 치료제 등으로 과자류 소비가 줄어 전년 대비 6.6% 줄어든 매출을 보고했다. 이날 허쉬 주가는 -0.5%, 연초 이후 -3.03% 약세를 기록 중이다.



● 거세진 반독점 칼날…이번엔 미 최대 보험사

미국 최대 민영 의료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가 규제당국의 반독점 조사 여파로 장중 4% 이상 하락을 보였다.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2.95% 내린 498.28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날 이 사안에 정통한 취재원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관들이 최근 몇 주에 얼쳐 유나티이트헬스와 경쟁하는 분야의 의료 업계 대표 등을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보험 사업부와 의사들을 산하에 둔 옴텀(Optum) 서비스 부문을 비롯해 최근 인수 합병 사례 등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보험 부문 경쟁사는 CVS헬스와 시그나 등으로 이들 기업 주가도 이날 소폭 하락을 기록했다.



● 미국 4분기 성장률 3.2%…강력한 소비지출 재확인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4분기 GDP 잠정치가 이날 오전에 공개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4분기 GDP는 속보치 3.3%보다 낮은 3.2%로 0.1% 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의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 3단계에 걸쳐 집계하고 있다.

성장률은 당초 발표보다 하락했지만 세부 항목에서 개인소비지출은 오히려 올랐다. 4분기 개인소비지출은 속보치 1.7%에서 1.8%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지출은 2.1%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미 국채금리는 지표 발표 이후 반짝 낙폭을 줄였으나 이내 하락을 지속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하루 6.8bp 내린 4.644%, 10년물 금리는 4.9bp 하락한 4.266%를 기록했다.



● 호실적 이끈 CEO의 퇴임…스노우플레이크 시간외 급락

한편 시간 외 실적 발표에서는 미국 최대 고객관계관리(CRM)업체인 세일즈포스, 스노우플레이크 주가가 흔들렸다.

세일즈포스는 지난 4분기 매출 92억 9천만달러, 조정 주당순익 2.29달러로 월가 컨센서스를 웃돌았으나 2025 회계연도 전망치가 기대를 밑돌았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매출은 377억~380억 달러(월가 예상치 386억 2천만 달러), 주당순익은 9.68~9.76달러에 그쳤다.

호실적을 낸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는 프랭크 슬로트먼 최고경영자가 5년 만에 은퇴한다는 발표에 급락했다. 후임은 전 구글 광고책임자인 스리다르 라마스와미가 취임한다. 팬데믹 기간 비용 관리와 성공적인 시장 확장을 이끈 슬로트먼의 은퇴로 스노우플레이크는 시간외에서 24% 이상 급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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