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없앴는데 왜?…오렌지·바나나도 '껑충'

입력 2024-03-14 11:39  




사과·배·감귤 가격이 무섭게 오르면서 오렌지와 바나나, 파인애플 같은 수입과일 마저 작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했으나 과일 가격이 대폭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간 것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집계에 따르면 바나나 다음으로 수입량이 많은 오렌지(미국 네이블)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개에 1만7천723원으로 지난해 3월 중순(16,276)보다 8.9% 올랐다.

미국산 오렌지 가격은 지난 달 초순 1만8천477원에서 이달 초순 1만6천974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렌지의 경우 지난 1월 19일부터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가 50%에서 10%로 낮아졌다가 이달부터 '제로'(0)로 떨어져 가격이 대폭 낮아져야 하는데도 1년 전보다 가격이 높다. 할당관세 적용 직후인 1월 하순(1만7천430원)과 비교해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국산 감귤 가격이 상승하는 사이 수입 오렌지 가격도 꾸준히 올랐다.

미국산 오렌지의 올해 연평균 가격은 2021년 한 해 평균의 1.5배에 이른다. 오렌지 연평균 가격은 2021년 1만1천850원에서 지난해 1만5천731원으로 높아졌고 올해 1만7천477원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19일부터 바나나(15만t), 파인애플(4만t), 망고(1만4천t), 오렌지(5천t), 자몽(8천t), 아보카도(1천t) 등 6가지 과일에 할당관세를 도입했다. 이 할당관세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적용된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율이 50%였던 오렌지는 이달부터 무관세가 됐고 바나나, 망고 등 나머지 5개 품목은 관세율이 30%에서 0%로 낮아졌다.

바나나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0g당 338원으로 1년 전(325원)보다 4% 비싸다. 무관세 적용 시점인 1월 중순(333원)보다도 높다.

바나나 연평균 가격은 2021년 297원에서 지난해 323원, 올해 329원으로 올랐다.

파인애플은 1개당 가격이 이달 중순 7천277원으로 지난해 3월 중순(7천3원)보다 3.9% 높다. 다만 무관세가 적용된 시점인 1월 중순(8천148원)보다 가격이 내려갔다.

파인애플 연평균 가격도 오렌지와 마찬가지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21년 6천83원에서 지난해 7천427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7천933원이다.

반면 망고 가격은 많이 낮아졌다.

이달 중순 망고 1개 가격은 3천667원으로 1년 전(5천285원)보다 30.6% 내려갔다. 망고 가격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천∼6천원 이상을 유지하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지난 1월 하순부터 급격히 낮아졌다.

망고 연평균 가격은 올해 4천839원으로 2021년(4천961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오렌지, 파인애플, 바나나 등 수입 과일 가격 상승에 대해 "일부 품목은 작황이 안 좋았고 물류비나 저장 단가가 높아져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고와 파인애플 가격은 할당관세 적용 이후와 이전을 비교하면 가격이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외국에서 인건비 등 생산비가 올라가다 보니 원물 가격 자체가 높아졌다"며 "환율이 높아진(원화 가치 하락)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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