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규제 본격 시행…게임주 운명은? [박찬휘의 이슈레이더]

박찬휘 기자

입력 2024-03-22 08:09   수정 2024-03-22 08:09

    22일 아이템 확률공개 의무화 개정안 시행
    게임사, 홈페이지·게임 내 아이템 확률 정보 업데이트
    "게임주, 올해 실적 부진 전망…상승 모멘텀 부족"
    부동산 PF 위기 재조명…건설주 '휘청'
    "건설 시장


    ▲ 문체부, 아이템 확률공개 의무화 개정안 시행

    오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용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게임사들로 하여금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유형별로 나눠서 게임과 인터넷 등 매체별로 표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무작위적·우연적 확률에 따라 보상이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게임 내 아이템 획득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앞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넷마블의 모두의마블 등이 유료 아이템의 확률이 게임상에선 이용자들에게 공개된 사실과 다르게 적용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오늘 시행되는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사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 들어간 게임물의 아이템 유형과 확률 정보 등을 자사 홈페이지와 광고물 등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또한 정보통신망, 신문, 정기간행물 등의 매체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이 들어간 게임이 소개될 때 아이템 확률 정보를 함께 표기해야 합니다.

    확률 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 기재 사실이 적발될 경우 문체부는 게임사 측에 시정권고 및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요. 게임사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합니다. 특히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손해 금액의 2배 이내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개정안에 포함됐습니다.

    ▲ 게임사, 홈페이지·게임 내 아이템 확률 정보 업데이트

    최근 게임사들은 이번 개정안 시행에 맞춰 게임 내 확률 기반 콘텐츠를 이용할 때 이용자가 즉시 확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데요. 유료 아이템 뿐 아니라 무료 아이템도 게임 내에서 전용 아이콘이나 새로 제작한 UI를 통해 확률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미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사들은 개정안 시행 전부터 게임 내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는데요. 넥슨은 각각 게임 타이틀 개발 상황에 맞게 자사의 홈페이지에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내용을 담아 게시했고, 넷마블은 기존 자율 규제를 준수하는 한편 기존 확률형 아이템 시스템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게임 내부 콘텐츠를 개편했다고 밝혔습니다.

    엔씨소프트 역시 자사의 대표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할 때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종류와 등장 확률을 사전에 제공하고 아이템 합성이나 강화 등 확률이 존재하는 게임 시스템에 대한 정보도 이용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밖에 하이브IM을 비롯해 중소형 게임사들도 개정안 시행에 맞춰 발빠르게 홈페이지와 인게임, 옥외광고물 등에 확률을 표기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게임주, 올해 실적 부진 전망…상승 모멘텀 부족"

    최근 게임주 주가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달에만 5% 가량 오른 크래프톤을 제외하고 넷마블, 펄어비스, 넥슨게임즈, 엔씨소프트 등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올해 게임주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들의 핵심 매출원 중 하나인데요. 따라서 이번 아이템 확률 의무화가 게임사들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겁니다.

    앞서 아이템 획득 확률 조작 사태는 일부 이용자들의 아이템 불매 운동으로 번지는 등 민심이 크게 하락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0.1%, 영업이익은 91.9% 급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으로 확률이 투명하게 공개된 후 유료 확률형 아이템 매출이 감소하게 되면 게임사들의 향후 실적에 꾸준히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올해 게임사들의 성장을 견인할 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는데요. 최근 공개되고 있는 신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신작에 대한 기대감 역시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 법안이 국내 게임사에만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게임주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번 법안이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현재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국회의 통과를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 4월 앞두고 부동산 PF 위기설 재조명

    매년 이맘 때면 PF 대출 부실로 건설 업계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4월 위기설'이 수면위로 떠오르는데요. 통상 3~4월이 되면 유동성 랠리가 종료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수급이 어려워지고, 외감 기업의 실적 발표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외감 기업이란, 자산 총액이 120억 원이 넘어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올해 건설사들의 준공이 대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건설사들의 자금 수혈이 이뤄진 것이 확인됐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과 롯데건설이 시중은행과 조성한 2조3천억 원 규모의 ABCP 매입 펀드 등을 통해 유동성을 어느정도 확보한 건데요. 문제는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열린 부동산PF 정상화 추진 간담회에서 '4월 위기설'에 대해 "상반기 내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작동할 만한 규모의 문제나 그러한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시장을 안심시켰는데요. 그러면서 PF 부실 사업장을 살리기 위한 금융권 지원 펀드 규모도 확대하고,
    조만간 PF정상화 플랜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건설주, 미분양 증가·PF 위기에 주가 하락세

    부동산 PF 위기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건설주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이달 들어 2.93% 하락했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 넘게 오른 것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중소 건설사의 주가가 특히 낙폭이 컸는데요. 금호건설, 삼부토건이 9% 내외 급락했습니다. 이 밖에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우건설 등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현재 건설업계 업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부터 미분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회사채 랠리가 마무리되면서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신용 스프레드란 특정 채권의 신용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건설사들의 신용위기가 커질 것이란 뜻입니다.

    여기에 PF 사업장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금융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경우, 부동산 PF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충격파로 신규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새로 발생한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5조7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조4천억 원 증가한 건데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조6천억 원 대폭 늘어난 수치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특수은행이 보유한 일부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저축은행업권 역시 부동산PF 충격으로 인해 지난해 5천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도 확인됐습니다.

    ▲ "건설 시장 펀더멘털 약해…새로운 문제 발생할 수도"

    증권가에선 건설 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올해는 PF 구조조정으로 건설주들의 손실 인식이 본격화될 시기이기 때문에 PF 노출도가 높은 하위 건설사의 위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삼성증권은 "주택 시장 분양 회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주택 원가율 안정화도 단기에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취약해진 건설·부동산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3~4월이 되면 유동성 랠리가 종료되면서 운용 가능한 자금의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인데요. 건설사들의 지갑 사정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건설주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주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있다면, 보유 자산 대비 부동산 PF에 노출 정도가 낮은 건설주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조언했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