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급할 것 없다' 반복 경고…그래도 식지 않는 낙관론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3-29 09:49   수정 2024-03-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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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로 5년 만에 최고의 1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말 마지막 거래일로 지수 상승을 이끌 마땅한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에너지, 유틸리티, 금융 등 전통 주식들들이 시장을 밀어올렸다.

현지시간 28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6포인트, 0.11% 오른 5,254.35를 기록했다. 올해들어 상승률은 10%로 201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47.29포인트, 0.12% 상승한 3만 9,807.37로 2021년 이후 최고의 1분기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엔비디아와 반도체주의 반등에도 애플, 테슬라, 메타가 크게 하락한 여파로 20.06포인트, 0.12% 내린 1만 6,379.46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전 거래일보다 1.82% 오른 온스당 2,252.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 러시아 원유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후유증과 공급량 감소 우려에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 5월 인도분 기준 전날 보다 2.15% 급등한 배럴당 8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연준 월러 4차례 반복 경고…식지 않는 낙관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지난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한 뒤 이번 주 내내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연준 인사들의 뒷수습이 이어졌다.

시장의 예상대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이사는 전날 저녁 뉴욕 경제클럽 초청 연설에서 '금리인하 서두를 것 없다'는 제목으로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월러 이사는 올해 1, 2월 예상치를 상회한 물가지표에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적어도 몇 달간 더 나은 데이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2%를 향한 궤도 위에 현재의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면서 "미국 경제의 강세와 노동시장의 회복력으로 인해 정책을 완화하기까지 인해할 위험이 서둘러 인하할 위험보다 현저히 낮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발언에서 "급하지 않다"는 발언을 네 차례 반복해 사용하며 올해 금리인하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에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의 위원이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당시 점도표에서 올해 동결을 예상한 위원이 2명, 1번 인하를 전망한 위원 2명, 나머지 5명은 2차례 인하가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그동안 비둘기파로 분류하던 시장의 예상을 깨고 "올해 기준 금리 인하 횟수는 한 번"이라고 전망해 투자자들의 심리를 흔들었다. 리사 쿡 연준 이사 역시 "통화 정책을 너무 많이 혹은 너무 빨리 완화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어 그동안의 진전을 멈출 위험이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 더 높아진 4분기 성장률…휴장일 공개 앞둔 PCE 물가

경제 지표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힘을 보탰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에서 공개한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연율 3.4%로 지난 달 공개한 수정치를 0.2% 포인트 상회했다.

지난 잠정치 집계에서 빠진 경제활동 반영한 4분기 GDP 성장률은 작년 연말 강력한 소비와 고정투자 증가로 인해 크게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지출이 지난 분기 3.3% 증가하며 GDP 상승을 이끌었고, 재고 투자가 549억 달러로 줄어 상승폭을 일부 상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피어스는 "재고 사이클의 전환으로 올해 GDP 성장률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경기 둔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시장의 주요 지표인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 건으로 예상치보다 2천건 적었고, 2주 이상 실업상태인 계속 실업수당청구 건수는 181만 9천건으로 강한 고용 여건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개인소비지출 (출처:BEA)

시장은 이들 지표가 아닌 하루 뒤 나오는 핵심 지표에 더 무게를 뒀다. 부활절을 앞둔 성금요일 하루 거래를 쉬어가는 사이 연준이 선호하는 핵심 물가 지표, 2월 개인소비지출이 공개된다.

개인소비지출은 소비자물가지수와 달리 주거비 항목 비중이 적고, 서비스 부문 가격을 더 반영하는 지표다. 연준은 공급망 악화로 인해 나타나던 상품 가격 인플레이션과 달리 서비스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을 우려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2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대비 0.4%, 전년 대비 2.5%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월 집계보다 각각 0.1% 포인트 높은 것으로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물가상승률에서도 더 멀어지는 데이터다.

연준 인사들의 강도 높은 발언과 인플레이션 핵심 지표에 대한 관망세 속에 채권시장은 지표에 따라 다소 등락을 보였다. 월러 이사 발언으로 이날 새벽 상승을 보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오전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치 보다 0.1%포인트 낮은 2.9%로 나오면서 하락 전환했으나 마감을 앞두고 재반등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bp 오른 4.206%, 2년물 국채금리는 5.8bp 뛴 4.628%로 마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5.8%다. 반면 오는 6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기대한 비율은 63.5%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의 낙관적 심리가 지속해 이어지고 있다.



● FTX 파산·배임 중대 혐의…예상 깨고 25년형 선고

월가에서 이날 주목한 소식은 오전 9시 30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루이스 카플란 판사 주재로 열린 샘 뱅크먼 프리드에 대한 선고 공판이다. 지난해 11월 같은 재판정에서 배심원단은 FTX 고객 자금 80억 달러 이상을 횡령하고 알라메다 리서치 투자자와 대출자들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는 2022년 11월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에 허술함이 알려진 뒤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인해 파산했고, 비트코인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등 거래 참가자들도 크게 타격을 입었다.

루이스 카플란 판사는 뱅크먼 프리드의 뻔뻔함, 후회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징역 25년과 11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초 미 검찰은 40~50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지만 요청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범죄자는 130억 달러에 달하는 폰지 사기를 조작한 버니 메이도프로 그는 150년 형을 선고받고 지난 2021년 82세의 나이로 수감 중 숨을 거뒀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이후 두 번째 높은 사기 금액과 형량을 받은 금융범죄자로 월드콤 회계부정 사건을 일으킨 버나드 에버스와 같은 형량을 살게 됐다. 테라노스 사기사건으로 수감된 엘리자베스 홈즈는 11년 3개월의 형량을 부과받았다.




● 밈 주식 줄줄이 급락…비트코인 테마주도 저격

대형 기술주들의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입소문을 탄 소형 주식들이 크게 움직였다. 상장 직후 밈 주식에 대한 기대와 알파벳과의 파트너십으로 공모가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던 레딧은 이날 14% 하락해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0%의 지분을 가진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는 스팩 상장 이후 보인 랠리 사흘 만에 6% 가량 약세로 돌아섰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보유 가치에 대한 관심으로 급등을 이어온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공매도 보고서로 인해 11% 급락했다.

유명 공매도 업체인 케리스테일 캐피털(Kerrisdale Capital)은 '비트코인 롱,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숏'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에 내재된 비트코인 가치는 비트코인 현물 가격의 2.5배인 17만 7천 달러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케리스테일측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에 접근할 유일한 기회이던 시대는 ETF의 등장으로 오래 전에 끝났다"면서 "동일한 암호화폐에 대해 두 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는데 성공했지만, 대규모 희석으로 인해 주당 금액은 최근 몇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면서 "비트코인과 기업간 관계가 왜곡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이에 대한 반박은 공개되지 않았다.

암호화폐 가격은 전날 급락을 딛고 소폭 상승 전환했다. 코인베이스 기준 현지시간 오후 6시30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 거래일보다 2.18% 오른 개당 7만800달러선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는 현지시간 29일 성금요일 하루 휴장한 뒤 개인소비지출, 파월 의장의 발언의 여파를 소화할 예정이다. 4월 첫 주인 다음 주는 3월 구인이직 보고서와 월간 고용 보고서 등 강력한 미국 고용시장의 완화 여부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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