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맛집 전화해 "배탈났다"...'장염맨' 수법

입력 2024-04-17 16:06  



지난해 연말 강원도 한 음식점에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맛집이라고 해서 일행들하고 갔는데 모두 장염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놀란 사장이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느냐"고 묻자, 남성은 "더 문제 삼지 않을 테니 치료비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자칫 행정처분을 받기라도 할까봐 두려웠던 업주는 통화 내용만 믿고 얼굴도 모르는 남성에게 200만원을 보냈다.

이처럼 거짓말로 업주에게서 돈을 뜯어낸 A(39)씨는 비슷한 범행을 이어갔다.

그는 숙박업소에서 지내며 휴대전화로 '전국 맛집'을 검색하고 아무 음식점에 매일 10∼20차례 전화를 걸었다. 물론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는 '배탈 나서 며칠째 죽만 먹었으니 죽값을 보내라', '왜 내 돈으로 약값을 내야 하느냐', '밥에서 이물질 나온 것을 알리겠다'는 식으로 금품을 요구했다.

업주들이 주저하면 "영업정지를 당하고 싶으냐"고 협박했고, 업주가 "여기서 식사했다는 영수증과 진단서를 보내달라"고 의심하면 곧장 전화를 끊었다.

A씨의 전화를 받은 음식점은 제주도 등 전국 3천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업소만 418개로 피해액은 9천만원에 이른다.

결국 돈을 뜯긴 업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례를 공유하며 A씨를 '장염맨'으로 부르게 됐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업주들의 진술과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하고 계좌 내용 등을 분석해 지난 12일 부산시 한 모텔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음식점에서 받은 합의금을 인터넷 도박 자금과 생활비로 썼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상습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심남진 형사기동대 2팀장은 "만약 이런 전화가 걸려 오면 식사한 날짜와 시간을 물어보고 영수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해야 한다"며 "음식점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실제 식사한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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