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식욕·체중에 영향 미친다…서울대병원 최초 규명

김수진 기자

입력 2024-05-23 15:11  


자외선 노출이 식욕과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비만과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진호·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서울의대 전경령 박사, 의생명연구원 김은주 연구교수)은 만성 자외선 노출이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 발현을 촉진해 식욕 증가, 체중 감소 등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기전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자외선은 에너지를 합성하고 분해하는 신체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노출은 지방에서 합성되는 아디포카인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외선이 전신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매커니즘은 이제껏 명확히 규명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정상음식과 고지방음식을 나눠 먹였으며, 12주 동안 주 3회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그 결과, 자외선 노출군은 피하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식욕억제 호르몬)’의 발현이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식욕이 활성화 돼 같은 음식을 먹은 대조군보다 음식 섭취량이 증가했다. 반면 체중은 증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고지방음식을 먹은 쥐는 체중 증가가 억제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자외선 노출군에서 백색지방의 ‘갈색화’가 일어나 음식 섭취량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색지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방이며, 갈색지방은 열을 발생시켜 에너지를 소모하는 지방이다. '착한 지방'으로도 알려졌다. 갈색화는 백색지방 세포가 갈색지방으로 전환(이형 분화)되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음식으로 얻은 에너지가 피하지방에 쌓이기 전 모두 열로 연소될 수 있어 체중 증가가 억제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노출 시 식욕 증가와 에너지 소모를 촉진하는 매개물질은 호르몬 '노르에피네프린'으로 확인됐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위험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돼 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호르몬이다. 자외선 노출군의 피부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해 있었으며, 이 물질 합성을 차단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고 체중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자외선 노출이 피부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발현을 촉진하여 식욕, 체중 등 대사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정진호 교수, 이동훈 교수, 김은주 연구교수.

정진호 교수는 “자외선의 대사조절 효과를 모방하여 비만 및 대사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단 자외선은 피부암의 주된 위험요인이므로 가급적 노출을 피하고, 자외선차단제로 피부를 보호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피부과학 분야 권위지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