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억만장자 가족이 가사도우미에게 턱없이 적은 임금을 주고 이들을 인신매매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스위스 검찰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형사 재판에서 영국의 부호인 힌두자 일가 4명에게 노동착취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구형했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검찰은 힌두자그룹 유럽 회장 프라카시 힌두자(78)와 그 아내에게 각각 징역 5년 6월을, 그 아들 아제이 힌두자의 부부에게는 각각 4년 6월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법정 비용으로 100만 스위스 프랑(약 15억5천만원)을, 직원 보상 자금으로 350만 스위스 프랑(약 54억원)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순자산 370억파운드(약 65조원) 이상을 보유한 부호 집안인 힌두자 가족은 영국에서 금융, 정보기술(IT), 부동산 등 분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고급 스위트룸이 하룻밤 2만5천파운드(약 4천400만원)에 이르는 래플즈 호텔도 이 집안 소유다.
이들 가족이 제네바 호숫가에 소유한 별장에서 도우미로 일하는 여성은 일주일에 7일, 하루 최대 18시간을 일하고도 일당으로 현지 임금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7 스위스 프랑(약 1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반면 이들이 반려견에 쓴 돈은 연간 8천584 스위스 프랑(약 1천33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산 문서에 나타났다.
검찰은 직원들은 항상 대기 상태여야 했으며, 일하는 동안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직원들은 여권을 압수당하고 고용주 허락 없이는 별장을 떠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힌두자 가족 측은 검찰의 주장을 부인했다. 검사가 급여를 오도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변호인단은 '존엄과 존경'으로 대우받았다는 직원들의 증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또 직원들에게 식사와 숙박도 제공되기 때문에 급여만으로 그들의 보수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으며, 하루 18시간 일했다는 것도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아제이 힌두자는 직원 모집은 인도에 있는 힌두자그룹이 담당했으며, 자신은 노동조건에 대해 몰랐다고 증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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