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정책 컨트롤타워 만든다...소관 부처가 인력 수요 전망

전민정 기자

입력 2024-06-20 15:09  

외국인 정책 심의기구 일원화하고 민간업체 관리·감독 강화
'비자별→업종별'로 각 담당 부처가 외국인력 수급 관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정책을 총괄할 총리 주재 컨트롤타워를 신설한다.

또 국내 비자별로 관리해오던 비전문 외국인력 수요를 주무부처가 직접 중장기 전망을 세우는 방식으로 재편한다.

국무조정실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외국 인력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산업현장의 외국인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생산가능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산업현장에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외국인력을 시장변화에 맞춰 탄력적 종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외국인 인력관리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부의 외국 인력 수급 정책은 업종별 체계적인 분석보다는 비자(체류자격)별 단기 수요 대응 방식에 의존해왔다.

현재 계절근로(E-8)는 법무부, 고용허가(E-9, H-2)는 고용노동부, 선원취업(E-10)은 해수부가 각각 비자를 관리하고 있다.

가령 농촌 계절 근로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가 외국 인력 수요를 파악해 법무부에 신청해 승인받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농촌 현장을 잘 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수요 전망과 인력 정책과의 연계가 미흡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업종별 중장기 인력 수급 전망을 소관 부처별로 진행하고, 수요자 중심의 부처별 체계적 인력 정책과 연계하는 등 부처 역할을 강화한다.

또 비자 유형별로 관계부처가 나눠 관리하다보니 총량적 외국인력 도입 관리도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부처별로 관리하던 비전문 인력 비자별 도입 규모 총량을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통합적으로 조정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외국인 관련 유사 정책 간 연계·조정과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외국인 관련 정책 심의기구(위원회)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외국인정책위원회와 외국인력정책위원회,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는 정책 대상·내용이 일부 중첩되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책의 연계·총괄·조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3개 위원회를 '외국인·다문화정책위원회'(가칭)로 일원화하고 총리가 위원장을 맡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외국 인력을 알선하는 민간 업체에 대한 자격 기준을 마련하고 전문 기관을 통해 평가·제재하는 방식도 제도화할 방침이다.

업체의 개입으로 발생하는 과도한 비용이 외국인 근로자들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이 밖에 정부는 인센티브 제공과 비자 요건 완화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 첨단·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숙련 기능 인력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비전문인력(E-9·E-10)의 숙련기능인력(E-7-4)으로의 전환 규모를 확대하고 전환 요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또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적응한 국내 학교 졸업 유학생이 지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 허용 분야와 구직·연수 기회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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