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사직 처리 두고 다시 맞붙었다

입력 2024-07-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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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 처리 시점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다시 맞붙고 있다.

의대생들이 돌아오기만 하면 유급되지 않도록 학사 운영 방침도 바꿨지만, 의대생 학부모와 의대 교수 등은 한국의학교육과정평가원(의평원)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로 교육부 장·차관을 고발하기로 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최근 회의를 통해 전공의들이 낸 사직서를 지난 2월 29일 자로 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수련 도중 사직한 전공의는 1년 안에 동일 연차·과목으로 복귀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의료계는 사직서가 2월 자로 수리되면 전공의들이 1년 뒤인 내년 3월에 수련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정부는 수련병원이 2월을 기준으로 사직서 수리해도 내년 3월 전공의 복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직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게 지난달 4일이므로 이 날짜 이후로 사직이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과 병원마다 내부 사정이 달라 수련병원협의회의 합의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이달 15일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혹은 사직을 처리해 결원을 확정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이때까지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마음을 바꿔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들이 임의로 일괄 사직 처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으로 정부는 수련병원협의회에서 건의한 사직 처리 기한의 연장과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의 동일 권역 내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1만여명의 전공의가 현장을 떠나있는데, 병원들은 이달 15일까지 사직을 처리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병원들은 또 하반기 모집에서 전공의들이 다른 지역 병원으로 이동·지원할 수 있게 할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일 권역에 한해서만 지원하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두고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직 처리 기한을 일주일 연장해달라는 등의 건의는 상식적인 수준이고, 전공의들을 잘 복귀시켜보겠다는 차원이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다"며 "사직 처리 기한을 미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에 차질이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에서의 의정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와 의대생학부모모임(의학모), 방재승 전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오석환 교육부 차관,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등을 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입학정원이 10% 이상 증가한 의과대학에 대한 한국의학교육과정평가원의 평가를 앞두고 교육부 장·차관이 직권을 남용해 업무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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