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어…나홀로 사장님 사라진다"

입력 2024-07-15 06:20   수정 2024-07-1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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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일명 '나 홀로 사장님' 감소 폭이 약 9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금리와 인건비,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영세 자영업자가 줄줄이 폐업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당분간 폐업 자영업자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만4천명이나 줄었다.

이는 2015년 10월(14만3천명) 이후 8년 8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경기가 좋은 때는 나 홀로 사장님이 직원을 뽑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로 전환하면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줄기도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70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만4천명 증가에 그쳤다. 나 홀로 사장님이 13만4천명이나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이 때문에 나 홀로 사장님이 직원을 둔 자영업자로 전환한 것보다 문을 닫고 폐업한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복합 경제위기,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 등의 악재로 고전해왔다.

특히 직원을 둘 여력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급증한 대출도 상환하지 못해 연체율이 갈수록 치솟고 있어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1∼5월 폐업 사유로 인해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6천5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3% 늘었다. 공제금은 지난해(1조2천600원) 처음 1조원을 돌파하고서 올해도 증가세를 지속하는 것이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제 제도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 사업장 역시 양극화 심화로 장사가 잘되는 곳은 잘되지만, 안되는 곳은 버티다 못해 결국 폐업한다"며 "소상공인이 취약계층, 극빈층으로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자영업자 폐업은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등이 지속되고 있어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이 당장 개선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454조1천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6월 말과 비교해 128조9천억원(39.6%)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규모는 더 크다.

그러나 한국신용데이터 '1분기 경영 지표'를 보면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천31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은 915만원으로 23.2% 감소했다.

더구나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돼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된 것도 경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사형 선고'와 '심리적 마지노선 붕괴' 등의 표현을 써가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을 줄이거나 아예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아 보인다"며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폐업 예정인 경우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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