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2개의 전쟁…원유·원자재 ETF '출렁'

김대연 기자

입력 2024-08-16 17:28   수정 2024-08-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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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7월 소매판매 1%↑…유가 반등
    전쟁 위기에 원유·원자재 ETF 상승
    "확전 추이 주목…단타 투자 적합"
    <앵커>
    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2개의 전쟁과 주요국들에 대한 엇갈린 경제 전망에 원유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널뛰기하고 있는데요.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16일) 유가 상승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됐고, 그만큼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7,097억 달러, 우리 돈으로 964조 원을 기록했는데요. 전월과 비교하면 1% 증가한 겁니다.

    1년 6개월 만에 증가율 0%대를 벗어난 덕분에 이틀 동안 주춤했던 유가가 1.5% 넘게 뛰어올랐습니다.

    다만, 오늘 원유 ETF는 약보합에 마감했는데요.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가 각각 0.7%와 0.1% 하락했습니다.

    <앵커>
    유가가 올랐는데도 원유 ETF 수익률이 떨어졌군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번 주 초반에 국제유가가 4%대 급등하며 ETF 수익률이 개선되자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 공습을 예고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면서 2개의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졌죠.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한 달 만에 8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원유 ETF도 상승세가 가팔랐는데요. 'KODEX WTI원유선물(H)'와 'TIGER 원유선물Enhanced(H)' 모두 지난 8일부터 4거래일 동안 각각 7.9%와 6.4% 올랐습니다.

    유럽 전체의 천연가스 가격 지표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같은 날(지난 12일) 연중 최고치(42.86유로)를 찍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대체재로 석탄의 수요가 늘면서 덩달아 탄소배출권 가격도 상승하는데요.

    이 때문에 지난 13일 레버리지를 제외한 전체 ETF 중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도 각각 4%와 3.5% 오르며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가 공급 과잉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유가가 5거래일 만에 떨어졌습니다. 다음날(지난 14일)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많이 늘었다는 소식이 유가 하락세를 부추겼고요.

    유가가 내리자, 원유와 원자재 ETF 모두 하락 전환했습니다. 물론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건 아니지만, 한 주 동안에도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했다는 점은 투자자분들이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앵커>
    소매판매 실적과 고용지표 등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쏠릴 듯한데, 장기 투자엔 적합한 겁니까?

    <기자>
    이번 주만 봐도 유가가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롤러코스터를 탔는데요.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원자재 ETF 중에서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습니다. 260억 원 순매수했고요.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178억 원 팔아치우며 가장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내면서 향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원유와 원자재 ETF에 쏠릴 수 있지만,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합니다.

    원유처럼 보관이 어려운 원자재는 선물 투자가 효과적인데요.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콘탱고(contango)' 시장에서 만기가 다가오는 상품을 만기가 더 남은 상품으로 교체하는, '롤오버(roll-over)' 비용이 매달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김도형 /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미래의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콘탱고 시장에서는 롤오버 비용이 드는 것이고요. 단기 변동성이 극심하게 높아질 수 있는 게 원유나 원자재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단기적으로 접근하시는 게…]

    여전히 2개의 전쟁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확전 추이를 지켜보셔야겠고요. 다음 달 미국의 금리인하가 가시화하면서 향후 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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