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종달이의 눈물...돌고래, 법적 권리 갖는다

입력 2024-08-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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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낚싯줄이 엉킨채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남방큰돌고래들을 법적으로 구제할 길을 제주도가 마련 중이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설치 및 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을 연내 개정해 생태법인(Eco Legal Person)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특별법에 생태법인 제도가 반영된다면 애는 국내 최초라고 제주도는 밝혔다.

'생태법인'은 기업에 사람처럼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과 같이 생태적 가치가 큰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존재에 법적 권리를 주는 제도다. 법인격을 부여받으면 동식물도 후견인 또는 대리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주체로 인정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9일 주간 혁신성장회의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제1호 지정을 지금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법률적인 단계가 진행되지 않아 좀 아쉽다"며 "연내에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1호 지정을 위한 법률이 발의될 수 있도록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남방큰돌고래에 직접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안과 생태법인 창설 특례를 반영하는 안 등 2가지 중 하나를 제주특별법에 반영할 방침이다.

생태법인 창설을 위해 도지사가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특정 생물종이나 핵심 생태계를 지정하고 이를 생태법인으로 인정하게 된다.

제주도는 도민 공론화 등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화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해외의 경우 아르헨티나 오랑우탄 '산드라'(2014년), 콜롬비아 '아트라토강'(2016년), 아마존 전체(2018년), 뉴질랜드 '왕거누이강'(2017년), 인도 '갠지스강'(2017년), 미국 '클래머스강'(2019년), 캐나다 '매그파이강'(2021년)에도 법인격이 부여됐다.

오 지사는 19일 회의에서 종달이 구조 사례에 대해 "낚싯줄에 뒤엉킨 남방큰돌고래가 10개월 가까이 견뎌냈고 낚싯줄을 추가 절단해 자유로워졌다"며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례라는 점을 보여줬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여준 우수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종달이는 지난해 11월 초 낚싯줄에 엉겨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유영하는 것이 처음 목격됐다. 지난 1월부터 투입된 구조단은 지난 16일에서야 종달이가 낚싯줄을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중형 돌고래로 우리나라에는 현재 제주도 연안에만 100∼12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9년 남방큰돌고래를 적색목록상 '준위협종'(취약종의 전 단계)으로 분류해 보호하기로 했다.

제주 연안 해상교통량이 증가해 선박과의 충돌 위험, 어업활동에 따른 혼획, 해상풍력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저주파소음 등 남방큰돌고래의 생존에 많은 위협 요소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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