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 초 '블랙먼데이(8월 5일)' 등 증시 급락의 배경이 된 미국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해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23일 '최근 미국 경기 흐름 평가와 대(對)미 수출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노동시장은 높은 긴장도(tightness)가 완화하면서 수급이 균형을 찾는 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따라서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또한, "아직 해고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 노동수요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기 어렵고, 과거 침체기 진입 직전에는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지만 최근 미국 경제는 양호한 성장 모멘텀(동인·동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연착륙 과정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미국 경제 성장세는 고금리·물가 영향에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를 중심으로 점차 둔화하겠지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지속적 이민자 유입 등으로 당분간 급격한 침체 없이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분석대로 미국의 성장 속도가 다소 느려져도, 한은은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기계류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들 품목의 대미 수출 호조가 미국의 경기 요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친환경 자동차의 경쟁력이나 미국 산업정책 등 구조적 배경에 따른 결과인 만큼, 미국 경기의 하방 압력을 충분히 완충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한은은 보고서에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 지출 축소 등의 정책 불확실성,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리스크(위험)에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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