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크라이나가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본토 쿠르스크주를 공격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시험하며 핵억지력에 대한 기존 생각을 재검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WSJ에 따르면 수십년간 핵확대 이론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은 대체로 외부 공격을 받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이들 나라를 공격할 경우 괴멸적 결과로 이어질 전쟁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협은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을 대규모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그러한 국가들 사이에 평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
핵무기도 없고 군사력에서도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칠 수 있었던 것은 예상 밖의 전개로 평가된다.
WSJ은 핵보유 선언국이 다른 국가의 침공과 영토 점령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쿠르스크주를 급습, 3주 넘게 일부 지역을 장악하며 이제 1천300㎢에 가까운 러시아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
서방 지도자들과 군사 전문가, 핵 이론가들은 현 상황이 러시아의 긴장 확대 가능성 등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론상의 위험이 실제 상황의 시험에 직면하면서 핵무기가 억제력에 있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재검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러시아가 공개한 핵 정책은 자국의 주권이나 영토 보전이 위협받을 때만 핵무기에 기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의 일부를 장악하긴 했지만, 양국 모두 쿠르스크 지역을 전략적으로 필수적이라고 보지 않으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전 러시아 군비 통제 협상가 니콜라이 소코프는 "아무도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모른다. 그들은 정확히 제시한 적이 없다. 우리는 나중에 우리가 두 달 전에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그의 정권에 대한 위협을 러시아에 대한 주권적 위협으로 여기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우크라이나의 상당한 성과나 러시아의 손실이 핵 확대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