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 실시 예정이었던 배터리 인증제를 4개월 앞당겨 시행하고, 배터리 정보 의무공개 내용에 셀 제조사와 형태, 주요 원료도 추가하는데요.
현대차도 유럽 전기차 판매목표를 줄인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부담도 더해지는 겁니다.
캐즘에 규제까지 얹혀지자, 업체들도 살길을 찾고 있습니다.
보릿고개를 넘어설 카드인 'ESS'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건데요.
현재 배터리 업계의 분위기와 향후 전망을 짚어드립니다.
<앵커>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화재 대응 브리핑에 이어 시장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 입장에선 부담이 가중될텐데요.
ESS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업계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ESS 사업에 비중을 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당장의 배터리 보릿고개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ESS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인데요.
대표적으로 국내 배터리 셀 3사를 보면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ESS용 LFP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중단하긴 했지만, 해외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투자의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겠다는 건데, 미국 단일 기준 최대 규모 ESS 단지에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삼성SDI는 기존 제품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내후년에는 LFP를 활용한 ESS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오늘 삼성SDI가 미국 공장에서 전기 자전거용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보도도 나왔는데요.
삼성SDI 측에 문의해보니 해당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만 그만큼 시장에선 ESS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끝으로 SK온도 글로벌 시장에 ESS 배터리와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요. 제품에 북미 화재안전 인증을 받은 열 확산 방지 솔루션을 채택했습니다.
물론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확대에 더해 AI향으로도 ES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요.
다만 증권가에선 ESS 사업이 당장의 전기차 캐즘에 따른 부진을 온전히 채우긴 어려운 만큼,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그렇다면 이번 전기차 화재 대응 관련해서 떠오르는 ESS 기업들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당장 한중엔시에스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ESS의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의 40%가 ESS 모듈에서 발생했습니다.
수냉식이란 기존의 공냉식과 달리 초기부터 열폭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업계에선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중국 일부 기업 밖에 없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하고요.
또한 자동화 설비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저렴하고 내구성이 높은 소재로 변경하며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ESS 업체는 아니지만, KG모빌리티는 오늘 화재예방충전기에 대응 가능한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밝혔고요.
상아프론테크는 배터리 화재를 방지하는 모듈 부품을 공급해 왔는데요. 해당 부품 자체를 미국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또한 한컴라이프케어는 화재 진압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고요. 엠젠솔루션도 리튬배터리 전용 화재진압장비를 공개했습니다.
<앵커>
대표님, 이번 전기차 화재 대책 관련해서 먼저 여쭙고 싶어요.
지금 관련주들이 다양하지 않겠습니까? 셀 업체도 있고, 충전 인프라도 있고, 화재를 직접 진압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곳도 있고요.
이번 대책 발표가 미칠 영향을 향후 어떻게 전망하세요?
<박창윤 지엘스토리 대표>
일단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제한적일 겁니다.
전기차 화재 방지 대책에 대한 이런 기대감이 사실 오늘 하루 처음 바로 나온 게 아니라요.
지난달부터 시장에서 점차 화재가 본격화되면서 어느 정도 계속 화재 방지 시스템과 배터리 셀 업체 그리고 열 확산 방지에 대한 필름 등 소재, 억제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종목들은 반응이 계속 나왔어요.
하지만 오늘 정부 정책 발표 이후에 이에 따른 '셀온'이 강하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게 국장이잖아요.
'셀온'에 민감한 이런 영향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영향을 일차적으로 봐야 될 것 같고요.
배터리 안전 관련된 내용은 나왔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바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시장에서 이제 요구하는 건 결국 이거였었어요. '불 나는 것 자체는 오케이'라는 거죠. 불이 나는 비율을 봤더니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하게 납니다.
하지만 불이 났었을 때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에 따른 대책 자체가 지금 부족합니다.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이런 거잖아요.
내연기관차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차 안에 있는 작은 소화기로 바로 혼자 불을 끌 수 있습니다. 바로 대처가 가능한 거죠.
그런데 만약 전기차가 화재가 나게 되면, 이게 완전 연소하기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고요.
전기차 한 대 때문에 소방차만 열몇 대, 소방관만 몇십 명이 출동을 해야 하는데요.
이에 따른 확실한 이제 근본적인 해결책 이런 부분 자체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업계에서 이런 내용을 들어보면 결국 지금 나오고 있는 습식 공정을 일부 건식 공정으로 대체하는 부분이라든지요.
아니면 배터리를 혁신하는 부분에서 이제 리튬 이온 배터리 전해액이 들어가는 부분을 전고체로 바꾸는 건데요.
아직 샘플이라든지 이제 연구실에서 진행이 되는 부분이고요.
그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이 되고 있지만 실제 이런 것들이 연결되어서 매출로 찍히기까지에는 삼성 SDI가 빨라야 27년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대감이 나왔었던 부분이 그래서 오늘 한중엔시에스나 서진시스템, 그리드위즈 등 관련된 다수 종목들이 있지만요.
오늘 전반적으로 시장을 이끌어가기보다는 오히려 윗꼬리가 세게 달리면서 차익 실현이 나왔다는 부분은요. 결국 시장에서 이에 따른 셀 온입니다.
시간 외에서도 어제 반응이 나왔으니까 '오늘 시장도 안 좋은데 정책 나오고, 일단 팔고 생각할게'라는 시장 분위기가 같이 느껴지는 하루인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 투자자분들도 지금 전기차 화재 이슈도 있지만요. ESS와 맞물려서 바로 한중엔시에스라고 바로 댓글창에도 달리거든요.
그런데 오늘도 그렇지만 이런 주가 흐름이 기대감 대비해서 좋진 않은 것 같은데요?
<박창윤 지엘스토리 대표>
결국 테마로 보고 있는 것이죠.
시장이 실적주로 바라보고 한중시엔에스도 하나의 섹터, 즉 전기차나 ESS, 신재생에너지처럼 중장기적으로 정부 정책 지원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섹터로 보느냐.
아니면 이런 정부 정책 발표라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한 번씩 움직이는 테마로 보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그래서 숫자 언제 찍힐 건데?'에 대한 기대감을 볼 수 있는데요. 테마로 보면 좀 이런 기대감은 약하다고 봐야 되겠죠.
한중엔시에스를 보더라도 최근에 어느 정도 고점은 5만 원, 그리고 저점은 대략 한 4만 원 선에서 1만 원의 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정도 기대감이 반영된 이후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도력 자체는 보여주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테마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한중엔시에스, 방송 시간 기준 4.7%가량 주가가 오르며 좋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요.
시장 전반을 이끌어가기에는 힘에 부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주제 어떻게 정리해 볼까요?
<기자>
배터리 업체 전반으로 보면 ESS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건 맞습니다. 중장기적으로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긴 한데요.
가장 중요한 전기차 캐즘이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리튬 가격이라든지 원자재 가격도 올라오지 않고 있고요.
이 달 들어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짚어드리면서요.
"돌파구 찾는 배터리…시간은 필요하다"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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