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간 넘어서지 못해…규제 아닌 오픈소스 구축해야"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9-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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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규제가 아닌, 과학과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얀 르쿤 뉴욕대 쿠란스 수학연구소 교수이자 메타 수석 AI 과학자(부사장)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메트로테크 센터 내 한미간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개소식에서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은 인쇄기가 15세기 르네상스와 계몽 시대를 이끌었던 것과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뉴욕 메트로테크 센터에 위치한 글로벌 AI 프론티어랩은 우리나라가 450억 원, 뉴욕대가 연구인력과 3,150만 달러(약 417억 원)을 투자해 AI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플랫폼이다.

얀 르쿤 교수는 '딥 러닝'의 개념을 처음 고안해낸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 교수와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 등과 전세계 인공지능 연구의 '4대 석학'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또한 메타의 수석 AI과학자로 전세계 기업과 정부가 오픈 소스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인사다.

얀 르쿤 교수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간의 지능은 매우 특화되어 있기에 인간의 수준이나 지능을 달성하는 것으로 오해할 만한 AGI(범용인공지능)와 비교할 수 없다"며 "AI 시스템은 우리보다 더 똑똑해질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들의 상사로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우리의 지능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AI의 발전은 선형적이거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간헐적인 진전을 보여왔다. 르쿤 교수는 "1990년대 사실상 버려졌던 딥러닝이 2천년대 후반에 부활했고, 2010년대초 음성인식, 2013년 이미지 인식, 2015년 자연어 이해 등 돌파구가 마련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전에 있어 언어 장벽의 해소와 실제 물리 세계에 대한 학습 모델에 보다 진전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르쿤 교수는 "오늘날 모든 언어 모델들은 영어를 매우 잘 이해하는데, 이는 공용 인터넷에 영어 자료가 많기 때문"이라며 "AI 시스템이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프랑스어, 심지어 세네갈의 월로프(Wolof) 같은 언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쿤 교수는 이어 "모든 사람들이 생성형 AI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비디오를 처리할 시스템도 생성형 AI로 부를 수 없다"며 "가령 물리적인 힘이 가해졌을 때 제 앞의 마이크가 움직이는 것처럼 이러한 규칙을 모델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목표 지향형 인공지능(Goal-oriented AI)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타는 얀 르쿤 교수의 주도 아래 오픈소스 기반으로 대규모 언어모델 등 AI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AI, 구글 등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무료로 접근 가능한 소스를 만드는 것에 대해 그는 “AI의 실존적 위험에 대한 두려움으로 몇몇 정부가 규제에 나섰는데, 이는 AI를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AI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오픈 소스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팰컨 프로젝트, 프랑스의 '빅 사이언스' 등 여러 프로젝트들이 있었지만 엄청난 자원과 기술의 벽에 막혀왔다. 이에 대해 르쿤 교수는 "미국과 한국은 이론, 알고리즘, 응용, 하드웨어, 심지어 로봇공학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다"며 "연구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양국간 과학자들간의 정보 교류를 가속화해야 새로운 아키텍처 개발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쿤 교수는 "정부가 독자적으로 이러한 일을 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메타와 같은 기업은 AI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고, 전 세계 다양한 기업들이 AI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 김종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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