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와 티몬·위메프 경영진이 구속 기록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9시 50분부터 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차례로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오전 9시 35분께 법원에 도착한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 가능성을 2년 전부터 인지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건 발생하고 (인지했다)"고 답했다.
1조5천억원대 정산대금을 편취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2년 전에 이미 위기 징후를 감지하고도 미정산 금액을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다.
오전 10시 23분께 법원에 도착한 류화현 대표는 "미정산 사태와 별개로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것은 알고 있었다"며 "상품권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어 '상품권의 늪이다, 빚의 늪이다' 이런 말을 했었다. 지속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위메프를 흑자전환시키고 좋은 회사로 만들고 싶어서 복귀한 것이었고, 연봉을 희생하고 신용대출도 받았다는 점 등을 오늘 재판부에 중점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구 대표가 모든 일을 주도했냐는 질문에는 "저도 책임이 있다. 구 대표가 주도했다고 얘기하지 않았지만 구 대표가 자금을 구하는 상황에 대해 내외부에 얘기한 내용이 달라 감정이 격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회생개시 결정이 나오면 피의자를 구속시키기 곤란하다는 취지의 대화를 류광진 대표와 나눴다는 검찰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제가 녹음한 것"이라며 "구속을 피하기 위해 회생신청을 공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류광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오전 10시 41분께 법정에 들어섰다.
구 대표와 류광진·류화현 대표는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판매자들을 속이고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천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티몬·위메프의 상품을 큐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게 하는 일감 몰아주기식 경영을 해 티몬에 603억여원, 위메프에 89억여원의 손해를 입히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에 여러 차례 실패하자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의 매출 증대를 위해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위메프, 티몬 등을 인수한 뒤 소위 '쥐어짜는 방식'으로 큐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왔다고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가 류화현 대표 등과 공모해 재무회계 및 컨설팅 비용으로 가장한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하는 방식으로 티몬·위메프의 판매 정산대금과 수익금 총 121억여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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