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취임 2주년…대대적 쇄신 예고

정재홍 기자

입력 2024-10-21 17:36   수정 2024-10-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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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이합니다.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회장 자리를 맡았지만 현재 삼성전자는 '기술경쟁력 퇴보'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메모리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말 대대적인 경영쇄신이 예고된 가운데 취임 2주년을 맞은 이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먼저 이 회장이 이번주 전 계열사 사장단과 만난다고요.

    <기자> 네. 이달 25일, 그러니까 금요일이죠.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이 수원 선영에서 열립니다. 추도식에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유가족들과 경영진들이 참가합니다. 추도식 이후에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어떤 위기 극복 경영 메시지를 낼 것인지 관심입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인 2022년 2주기 추도식 직후 사장단들과의 오찬을 가지면서 간접적으로 취임 일성을 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장단과 밝힌 소회를 사내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같이 만들자. 제가 그앞에 서겠다"고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앵커> 당시 이 회장은 재판에 출석하느라 회장 취임식도 제대로 못 한 것으로 아는데요. 초일류 기업이 되자는 당찬 포부가 지금은 색이 조금 바랜 느낌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27일은 이 회장 취임 2주년이고, 다음달 1일은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입니다. 또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이기도 합니다. 그간의 성과를 축하하고 비전을 제시해야하는 기념일이지만 현재 경영 상황상 위기의식을 더 절실히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일부 행사는 취소하거나 최대한 조용히 치를 예정입니다.

    3분기 잠정실적에서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원인이고, 그 배경에 '기술경쟁력 퇴보'가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단순히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못 하고 있다는 걸 넘어 메모리 초격차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회장 자리를 맡았기 때문에 이재용 경영책임론도 대두되는 현실입니다.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경영·인적 쇄신안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 회장의 메시지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잖아요?

    <기자> 네. 삼성전자 인사는 통상 12월초에 단행되는데요. 지난해에도 11월말에 사장단 인사를 냈기에 올해도 경영상황을 감안해 비슷한 시기에 사장단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사실상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모든 경영진이 인사대상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세트를 담당하는 한종희 부회장과 반도체를 담당하는 전영현 부회장 두 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실적이 부진한 가전 사업과,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가 불안한 스마트폰도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무엇보다 변화의 폭은 반도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을 비롯한 반도체 사장단은 임명된지 3~4년 됐기에 세대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됩니다.

    이미 일부 개편은 시작이 됐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부진도 심각하지만, 삼성 반도체의 근본이라고 볼 수 있는 메모리 경쟁력 제고 방안이 시급하기 때문에 반도체 설계 인력 일부를 HBM 등 메모리 부서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내년 개발 완료가 예상되는 HBM4부터는 로직다이를 적용할 예정이기에 초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이 동반돼야 합니다. 즉, 비메모리는 당분간 힘을 빼고 메모리부터 살리는 '선택과 집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재무 관리에만 힘쓰다 몰락한 인텔의 사례처럼 삼성도 조직문화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며칠 전 삼성전자를 위한 제안이라는 형태로 논평을 냈는데요. 포럼은 "사장 직급 25명 가운데 후선업무 담당이 9명으로, 무려 36%"라며 "비대해진 관리 조직과 대관 업무, 홍보 등은 IT 기업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저희가 만나 본 전문가들과 전직 삼성 임원들도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리있는 비판으로 여겨집니다. 예를 들어 돈이 안 되는 기술은 개발을 하지 못 하게 한다거나, 기술 선점을 위해 빅테크와 협업을 성사시켰는데. 비용문제로 후순위로 밀렸다던지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현재 삼성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점 직접 들어보시죠.

    [전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임원: (임직원들이) 내가 이걸 하면 큰 이득을 얻겠구나, 이걸 만들어야 모멘텀이 살아나고 성장하고, 예전보다 결과를 많이 잘 냅니다. 그런데 삼성은 옛날 방식으로 갑니다. '관리를 못해서 그렇다', '철저하게 관리해서 빈틈없이 만들어야 된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로 삼성이 전세계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기 힘들어요.]

    즉, 연구개발과 기술을 우대하고 보상하는 문화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재용 회장이 이런 비판점을 수용해 위기의 삼성을 어떻게 개혁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일각에선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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