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환율이 수출 효과에 대한 기대감보다 원자재 수입비용과 해외투자비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최근 주요 업종별 협회 12곳과 함께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바이오·반도체·배터리·철강·석유화학·정유·디스플레이·섬유패션·식품산업은 '흐림', 조선·자동차·기계산업은 '대체로 맑음'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원료의약품 수입의존도가 높고 해외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큰것으로 조사됐다.
철강업은 수요산업 부진에 따른 수출단가 인하, 높은 원자재 수입비중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기초 원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업황 악화를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정유산업은 주요국 경기부진과 수출경쟁 심화로 작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고환율 지속에 따른 채산성 및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산업의 경우 대표적인 수출품목이고 달러결제 비중도 높아 환율상승에 따른 단기적 매출 상승 효과는 있으나, 국내 주요기업이 미국 등 해외 반도체 제조공장 설립에 투자하기 때문에 이런 효과가 상쇄되는 것으로 진단됐다.
배터리산업 역시 대규모 해외투자에 따른 외화부채와 리튬, 흑연 등 핵심 원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인해 우울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산업은 수요기업의 사전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출량 변동이 적어 환율상승시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현재 추진중인 베트남 등 해외 제조공장의 건설비와 장비 구매액이 늘면서 업계부담이 커져, 흐림으로 전망됐다.
반면, 고환율의 긍정적 측면을 더 크게 보는 곳은 수출비중이 높은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상승에 따른 판매가 상향, 수요시장 위축, 물류비 상승 등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은 작년 1~3분기 전체 수주량 중 96%가 해외수출 물량일 만큼 수출비중이 크다. 또한 계약 후 대금의 상당량이 선박인도 시점에 결제되어 환율상승으로 인한 차익이 기대된다.
국내 생산의 67%를 수출하는 자동차산업도 환율상승 시 일부 완성차는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되나, 고환율 장기화시 오히려 부품수입가, 에너지 비용, 해상운임비 상승 등 원가상승 압박으로 환율상승의 긍정적 효과가 반감될것으로 보인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트럼프 2기에서 관세인상, 금리인하 속도조절 등이 시행되면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것"이라며 "고환율 파고에 휩쓸리지 않게끔 환헤지 등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미국 등 주요국과 통화 스와프라인 확대 추진, 금융지원 제공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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