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마이너스 전환…소매판매 0.3%↓ 설비투자 0.9%↓

반도체 생산이 1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3월 전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건설업은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감소세로 돌아섰고, 소매 판매와 투자가 줄어드는 등 내수 부진이 이어졌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9%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1월 1.6% 감소했지만 2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3.2%)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어 전달보다 2.9% 증가했다.
특히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이 13.3% 늘었다. 2023년 8월(13.6%) 이후 19개월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다만 건설업 생산은 토목과 건축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2.7% 감소했다. 지난 2월 2.4% 늘면서 7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흐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도소매업 생산이 3월 3.5% 줄면서 감소 전환했고 금융·보험(-2.1%), 정보 통신(-2.1%) 등 업종도 생산이 줄었다.
상품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 지수도 0.3%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8%), 의복 등 준내구재(2.7%)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8.6%)에서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1.5% 증가했다. 2023년 6월(1.5%)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분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집행과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시적인 정책 효과 때문인지,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 관계자도 "산업활동 동향의 소비 지표가 나쁘지는 않은 모습이지만,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지표와는 다른 부분도 많다"며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3.4%) 등은 투자가 늘었지만, 농업·건설·금속기계 등 기계류(-2.6%)에서 투자가 줄었다.
건설 수주 또한 기계설치 등 토목을 중심으로 줄면서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2월 0.1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두달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상승하면서 두 달 연속 올랐다.
이두원 심의관은 "2월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매 판매와 설비투자 등이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 호조세가 나타났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등은 고려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 영향과 관련해서는 "현재 지수에서는 관세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았다"면서도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추경안이 편성된 점 등이 향후 내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국 관세 부과 조치 등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미 협상과 국내 피해기업 지원을 진행하고, 필수 추경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진이 장기화하는 건설은 민간·공공, 건축·토목 등 전분야에 걸쳐 부진 요인을 점검해 근본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투자 지체요인 해소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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