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의 예금담보대출 잔액이 이달에만 9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6·27 대출 규제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기존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예담대를 끌어다 쓴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담대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6조1천402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열흘 만에 897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달 말에는 잔액이 6조504억원이었다.
5대 은행 예담대 잔액은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다. 이달 11일까지 증가 폭은 이미 7월 전체 증가 폭(+480억원)의 약 2배 수준에 달한다.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 이내, 신용대출이 연 소득 범위로 제한되자 부족한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보유하던 예금까지 담보로 대출받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것이 은행권의 전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추가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이 예담대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리 인하기 고금리 예금을 유지하면서 잠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에 대출 규제 효과까지 맞물리면서 예담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7월에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상대적으로 DSR 규제에서 자유로운 예담대로 수요가 쏠리기도 했다.
예담대는 예금 납입액 등을 한도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예담대를 새로 받을 때는 차주별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A은행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선수요까지 몰려 6∼8월 월평균 예담대 신규 취급액이 1∼5월보다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 호황을 보고 투자 목적의 대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담대는 신용대출과 비슷하게 생활자금 성격을 보인다"면서 "이달 초부터 이어진 공모주 청약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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