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관세 협상 실무단이 미국에서 세부 협의로 들어간 가운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양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마스가 프로젝트도 제대로 시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우리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미국에 25% 관세를 내고 있습니다.
경제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양국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김용범 정책실장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걸 인정했군요?
<기자>
한·미 양국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마스가 프로젝트가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오늘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3,500억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어떻게 조달해서 운영하느냐는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해 고민 중인데, 미국에 이를 해결할 방법을 요청한 상태다", "이 문제 때문에 (협상이) 상당히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일본과의 관세 차이를 줄이기 위해 3,500억 달러가 걸린 문제를 서두를 수는 없다는 입장인거죠.
다만 산업계 전반과 상황을 공유해가면서, 한미 합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추가로 대미 투자를 통한 실익은 대한민국에 있음을 강조했는데요.
사업 이행 주체가 우리 기업이기 때문에 수혜자는 우리나라가 될 것이고, 이 부분에 한국이나 미국이 같은 생각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돌발 변수인 미국 내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가 제대로 될 리가 없는 만큼, 미국도 협조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한국과 미국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내용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타결한 일본이 대미투자금 5,500억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투자처에 내기로 하는 등 일방적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우리 측 협상단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수 있을지 관심이 커집니다.
<기자>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상 타결 이후 계속해서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게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입니다.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확인했습니다만, 큰 틀에서만 살펴봤을 뿐 상세안은 아직인 상태죠. 협상이 늦어지는 이유, 조현 외교부 장관 답변입니다.
[조현 / 외교부 장관 : 일본의 타결된 협상안을 보면, 그와 비슷하게 우리가 협상안을 만든다고 할 때 사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습니다. 우리로서는 미국에 대해 받을 수 없는 것들을 분명히 함으로써 협상을 아주 강하게 하다 보니까 협상이 좀 지연되고 있습니다.]
한국 통상 실무단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무역 당국자들과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벌이는 중으로 파악되는데요.
그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비롯해 계속해서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서 한국은 대미 투자와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1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기로 한 바 있죠.
이와 함께 자동차 품목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미국 내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발효는 아직입니다.
다만 이건 표면적인 이유고, 내면에는 한국이 행동에 나서야 자동차 관세를 내려주겠다는 계산이 엿보입니다.
자동차를 지렛대 삼아 후속 실무협의에서 한국을 압박 중인 거죠.
<앵커>
앞서 공개된 미일 양해각서에 따르면 일본은 투자 결정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겼고, 투자 수익을 나누는 데에서도 미국이 유리하게 돼 있다고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미일 양해각서에는 일본의 대미 투자금 5,5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원칙이 담겼는데요.
먼저 이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는 트럼프 대통령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일본은 45일 안에 자금을 대야 하고, 이를 어기면 관세율이 올라갑니다.
수익에 대해서는 일본이 댄 투자금이 모두 회수되기 전까지는 양국이 절반씩, 투자금 회수가 끝난 다음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갑니다.
한국은 투자 프로젝트를 간접 지원하는 보증으로 채워 실질적 부담을 낮추는 쪽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지정한 곳에 상당한 액수의 지분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투자 대상 선정에 있어서도 한국은 우리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중에 고르고자 하는 반면 미국은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싶어 합니다.
투자 수익 분배에서 한국은 이익의 90%를 미국에 재투자한다고 해석하고, 미국은 이익 90%를 챙기겠다는 입장에서 거리가 있습니다.
<앵커>
소위 '퍼주기' 협상 끝에 일본은 상호관세 인하와 함께 자동차 관세까지 내리는 카드를 받아냈죠. 자동차 관세 정식 발효는 언제입니까?
<기자>
일본 현지에서는 일주일 뒤인 16일까지는 정식 발효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세 협상에서 미국 측의 카운터파트였던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의 예상인데요.
"지난 4일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관보 웹사이트에 게재됐다"며 "미국시간 9일 자로 공표 예정"이라는 거죠.
공표 후 7일 이내에 개정 관세율표가 관보에 실려 관세 인하가 정식으로 발효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관계 부처들이 모여 후속 협의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 논의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어제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범부처가 참여하는 통상추진위 회의를 진행했는데요.
여 본부장은 "우리 기업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되, 민감한 부분에 대한 우리 입장도 종합적으로 감안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한미 통상 당국자들의 만남 결과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달 안에 최종 협의 결과가 나올 거란 예상도 나오는데, 다만 정부 관계자는 예단은 이르다며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