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의 기재 내용은 중요도와 법적 효력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절대적 기재사항은 반드시 정관에 포함되어야 하며, 누락되거나 위법하게 작성될 경우 정관 자체가 무효가 되는 조항이다. 회사의 목적, 상호, 본점 소재지, 발행주식 수, 1주의 금액, 공고 방법, 발기인 정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상대적 기재사항은 정관에 명시되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항목으로, 주식 양도 제한, 스톡옵션 발행, 중간배당 등이 포함된다. 임의적 기재사항은 반드시 포함할 필요는 없지만 기업의 특성이나 운영 방식에 따라 자율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이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법인 설립 시 작성한 표준 정관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러한 구분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업체 G사의 이 대표는 법인을 설립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정관을 한 번도 개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창립 멤버였던 박 이사가 퇴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대표는 박 이사의 공로를 인정해 이례적으로 큰 금액의 퇴직금을 지급했는데, G사의 정관에는 '등기이사에게는 퇴직금을 주지 않고, 정관이나 다른 규정에 따라 퇴직위로금을 줄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주식회사의 임원은 고용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노동관계법이 적용되지 않고 퇴직금도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관에 임원 퇴직금 지급 관련 규정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지급할 수 있다. 문제는 G사의 정관이 오래된 표준 정관이었고, 실제 운영과는 맞지 않는 조항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이 대표는 과세당국으로부터 부당행위 의심을 받으며 소명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처럼 정관을 방치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정관에 관련 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발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설령 발행이 이뤄졌다 해도 세법상 증여세나 양도소득세 문제가 발생해 실무적·세무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여금의 경우에도 임원 상여금 규정을 정관에 명시하지 않으면 명절이나 연말에 지급하는 상여금이 모두 손금불산입 된다. 기업의 실정과 괴리된 정관은 내부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거나 혼선을 빚을 수 있고, 외부 감사나 세무조사 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정관의 모호한 규정은 경영진의 정당한 행위를 부당행위로 해석하게 만들거나 법적 분쟁의 소지를 키울 수 있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상법, 세법, 노동법 등 관련 법령은 빈번하게 개정되고, 디지털 전환, ESG 경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경영 환경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조직 구조, 지배구조, 주주 구성, 사업 영역이 변화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에 따라 임원 보수, 퇴직금, 상여금, 배당 정책, 유족보상금, 직무발명 보상 등 다양한 항목들도 기업의 현실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과거에 필요했던 조항은 과감히 삭제하고, 새롭게 필요한 조항은 반영함으로써 정관을 '현재에 맞는 살아 있는 문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정관은 언제, 어떻게 점검하고 변경해야 할까. 최소 1~2년에 한 번은 정관을 점검하고, 기업의 현재 상황과 부합하는지 검토해 필요한 내용을 보완하거나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법이 개정될 때마다 그에 맞게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 좋으며, 표준 정관은 설립에 따른 형식적 문서이므로 기업 운영에 걸림돌이 될 조항들은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정관의 가장 큰 목적은 기업 성장에 따른 대표와 주주의 이익 실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업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구조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경영인을 보호하는 것도 정관의 중요한 역할이므로, 적법한 방법으로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정관 변경이 갑작스럽게 이뤄졌거나, 개정된 정관이 특수관계자의 이익을 위한 편파적인 개정으로 판단되면 과세당국으로부터 문제 제기를 받을 수 있다. 시시때때로 정관을 변경한다면 정당하고 적법하게 기업을 운영했더라도 부당행위에 따른 손금산입이 부인될 수 있다. 따라서 주기를 잘 지키며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정관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정관 내용을 수정할 때는 주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횡령 및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정관 변경은 상법상 특별결의 사안으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운 만큼 개정을 계획할 때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정관은 임원 급여, 퇴직금, 임원 보수, 유족 보상제도, 비상장주식 기업 가치평가, 대표이사 가지급금 처리, 가수금 처리,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통한 기업 자금 활용, 명의신탁주식 정리, 기업가치 조절, 가업승계, 기업 경영 관리 시스템 구축, 정책자금 및 지원금 활용 등 기업 운영의 거의 모든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정관을 점검하고 변경할 때는 반드시 세무, 법무, 경영 등 관련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송병훈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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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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