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판단하고 당시 국정 2인자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특별검사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23년을 선고한 이진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가 주목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장판사는 마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3년 사법연수원 32기로 수료한 뒤 수원지법 예비판사로 임관했으며, 이후 서울고법 예비판사와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거쳤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부장판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로 발령받은 그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사건을 담당했다. 이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 전 총리 사건 재판을 직접 지휘하며 단호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목을 끌었다.
재판 과정에서 이 부장판사는 책임을 회피하는 진술에 대해 거침없는 질책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24일 한 전 총리 피고인 신문에서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재고를 요구하던 상황은 피고인 역시 반대 의사를 밝히기 좋은 환경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이 대접견실을 나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러 가는 것을 말리지도 않았다"고 질책하자 한 전 총리는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국무위원들에게도 책임을 분명히 했다. 같은 달 7일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들을 "피해자"라고 표현하자 이 부장판사는 "비상계엄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두 보지 않았느냐"며 "장관은 국정 운영에 관여하는 최고위급 공무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반대 의사를 밝힌 국무위원도 있었는데 증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정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격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자 "형사재판에서 선서 거부는 처음 본다"며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같은 날 재판부를 모욕하며 소란을 일으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들에게는 감치를 선고했다.
이 같은 강단 있는 소송 지휘는 예상보다 무거운 형량 선고로 이어졌다. 내란 특검팀이 구형한 징역 15년을 크게 웃도는 23년의 중형을 선고했고,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내란 관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선고 말미 그는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고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다"며 "그러나 이는 무엇보다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 부장판사는 오른손으로 안경을 들어 올리며 수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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