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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임승차 제한" vs "짐짝 취급"…다시 불붙었다

황효원 기자

입력 2026-03-24 21:18  



'노인 무임승차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출퇴근 시간 노인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제한하는 방법을 연구해볼 것을 지시하면서다. 1984년 도입 이후 42년간 유지돼 온 '65세 이상 전액 면제' 제도가 변화를 맞게될지 주목받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집중도가 높아서 괴롭지 않냐?"며 "예를 들면 직장에 출근하는 분들이 계셔서 구별하기 그렇긴 한데 놀러 가거나 마실 가는 사람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연구해보라"라고 지시했다.

해당 발언은 에너지 절약 대책의 하나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출퇴근 시간 조정 방안이 보고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도 제도 개선을 언급하면서 무임승차 이용자 연령을 현행 '65세 이상'에서 단계적으로 상향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노인 무임승차제'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지하철과 일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복지 정책으로, 도입 이후 한 차례의 조정 없이 이어져왔다.

도입 당시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낮고 지하철 노선이 많지 않아 재정 부담이 크지 않았지만 저출산·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1%를 넘어서면서 노인 무임수송은 도시철도에 본격적인 재정 부담 요소로 떠올랐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승차 손실(무임손실)은 총 7754억원으로 전년보다 7.3%(526억원)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무임손실은 3조5,6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8000억원에 육박하는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액은 고스란히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재정 악화를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전체 손실에서 무임손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4.4%에서 2024년 58%까지 급증했다.



재정 악화는 시설 투자 지연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누적 결손금은 29조 원으로 노후 설비 교체와 안전 투자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족한 재원은 공사채 발행이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향후 고령 인구 비중이 2030년 25.3%, 2040년 34.3%, 2050년 40.1%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무임승차 연령을 70세에서 75세로 상향하는 방안과 함께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적용해 소득 하위 70% 노인으로 대상을 축소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소득 기준으로 개편할 경우, 단순히 무임 연령을 상향하는 것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교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소득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30년 기준 무임손실이 현행 기준이 유지되는 경우와 비교해 7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임승차 연령을 70세, 75세로 올릴 때의 손실 감소폭(각각 29.6%, 56.8%)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르신을 예산과 효율의 숫자로만 계산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노인 폄하 발언"이라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 대통령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제한 연구 지시와 관련 "노인을 짐짝 취급하는 노인 폄하나 다름이 없다"며 어르신을 예산과 효율의 숫자로만 계산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어르신의 상당수는 생계를 위해 새벽부터 일터로 향하는 분들"이라며 "6070 어르신들의 자존심과 헌신을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대통령의 시선은 대한민국을 통합이 아닌 갈등과 분열로 내몰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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