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태를 촉발한 제약회사 퍼듀 파마에 대해 법원이 8조원대 벌금을 지불하라고 선고했다.
형사재판이 마무리되면서 민사사건 진행도 빨라져 수년간 지체된 피해 합의금 지급도 조만간 개시될 전망이다.
뉴저지 연방법원의 매들린 콕스 아를레오 판사는 전날 선고공판에 퍼듀 파마를 상대로 55억 달러(약 8조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매체들이 보도했다.
퍼듀 파마는 지난 2020년 불법 리베이트 제공 등 혐의의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퍼듀 파마가 남은 자산을 피해자 구제에 사용한다는 전제로 벌금을 2억2천500만 달러(약 3천억원)만 징수하기로 미 법무부가 퍼듀 파마와의 '플리 바겐'(유죄인정 조건의 형량 경감 또는 조정) 합의를 했기에 실제 벌금 납부액은 선고액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40여명의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이 선고에 앞서 법정에 나와 퍼듀 파마의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을 처방 받은 뒤 오피오이드 중독에 시달려 삶이 망가졌다는 점을 증언했다.
아를레오 판사는 미 법무부와 퍼듀 파마와의 플리 바겐 합의안을 승인하면서도 검찰이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 일원이나 회사 임원을 기소하지 않아 인적 처벌을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고로 인해 퍼듀 파마는 지난해 11월 이뤄진 민사 사건 합의에 따라 피해자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합의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퍼듀 파마의 사건은 민사사건과 형사사건이 맞물려 진행돼왔다.
앞서 뉴욕 남부 연방파산법원은 지난해 11월 퍼듀파마 및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과 주 정부, 지역사회 등 원고인단 간 체결한 합의안을 승인했다.
새클러 가문이 퍼듀파마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고 원고인단에 15년간 최대 70억 달러(10조4천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합의안에 담겼다.
퍼듀파마가 9억 달러(1조3천억원)를 즉각 지급하고 공익법인(PBC)으로 전환해 사업 수익을 오피오이드 피해 복구 프로그램에 사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맞물려 진행된 형사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아 합의금 지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합성 진통·마취제다.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내에서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56만4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나타났다.
퍼듀파마는 오피오이드의 위험성을 알고도 일반인들이 자사 오피오이드 처방 약 옥시콘틴을 쉽게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판매 마케팅을 펼쳐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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