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문화부 고위공무원이 여성들에게 몰래 이뇨제를 먹인 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촬영까지 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범행이 드러난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 형사재판이 열리지 않은 데다, 가해자가 가명을 사용해 대학 강의와 컨설턴트 활동까지 이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사회의 성범죄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르몽드와 뉴욕타임스(NYT),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인사담당 고위공무원이었던 크리스티앙 네그르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면접이나 회의 등을 이유로 여성들을 유인한 뒤 이뇨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산책 등을 핑계로 피해자들을 화장실 이용이 어려운 야외로 데려갔고, 여성들이 굴욕감을 겪는 모습과 노상 방뇨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네그르는 범행 내용을 '실험 P'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로 정리해 피해 여성 181명과 만난 경위, 반응 등을 상세히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에 회의 도중 책상 아래로 여성의 신체 사진을 몰래 촬영하다가 들통나 직위해제된 후 면직됐고, 2019년에 정식으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했다. 급하게 화장실을 찾다 옷이 젖는 등 수치심을 겪은 사례가 있었고, 신체 부위 손상과 출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으로 장기간 고통받는 경우도 있었다.
네그르는 지난해 여름까지 '베르나르 장르'라는 가명을 사용해 대학에서 인사관리 강의를 했고 컨설턴트 활동도 이어갔다. 이후 학생들이 여성단체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을 통해 그의 신원을 알아보고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추가 피해자 확인과 고소 의사 파악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수사당국이 파악한 잠재적 피해자는 248명이며, 이 가운데 180명이 법적 절차에 참여한 상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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