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 저지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동시에 공식 인정했습니다. 160엔대를 막겠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읽히며 엔·달러 환율은 157엔대까지 급락했는데요.
달러 약세 흐름이 형성되면서 원화에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예원 기자, 양국의 이번 외환시장 공조는 결국 무엇을 위한 거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네, 일본 외환당국은 지난달 30일 대규모로 엔화를 매입한 데 이어 31일에는 미국 재무부와 공조해 시장 개입에 나섰습니다.
양국 재무당국은 오늘 공동성명을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실을 공식 인정했는데요.
가타야마 사스키 일본 재무상은 향후 추가적인 공동 개입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미·일 공동 개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약 15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되는데요.
미국이 엔화 방어 공조에 나선 배경으로는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이 꼽힙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64엔에 육박하며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엔화 약세가 심화할 경우, 일본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채권, 특히 미 국채를 매도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최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터였는데요.
일본은 세계 최대 수준의 미 국채 보유국인 만큼, 일본의 매도 움직임이 미국 채권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미국도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당장은 엔화 약세를 일부 방어해내는 모습인데, 앞으로 이 흐름이 더 강화될지, 시장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일 공조 소식에 엔·달러 환율은 157엔대로 급락했고, 이날 오전엔 155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양국의 공조 의지가 확인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엔화가 다시 급격한 약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160엔 부근에서는 언제든 개입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베팅을 자제하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시장에 전달됐다는 평가인데요.
엔화 가치가 급격히 반등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SK증권은 "미·일 공조는 엔화 추세를 전환하기보다 추가 약세 폭을 제한하는 의미가 더 크다"면서도 "엔화 반등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엔 캐리 거래 청산이 위험자산 전반의 포지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엔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문이 큰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정희 /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엔이 계속 강세로 갈거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에서는 약간 반신반의하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가 또 재정 확대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엔 유동성이 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도 좀 늦춰질 가능성도 있고 그래서 (엔화 강세가) 지속 가능하긴 좀 어렵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결국 엔화 강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일본 재정 건전성 신뢰 회복 같은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또 한 가지 관심은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우리 원화도 추가 강세를 보일지 여부입니다.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네, 최근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경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엔화는 급격히 약세를 보인 반면, 원화는 국내 수급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기 때문인데요.
다만, 엔화 강세가 달러 약세로 이어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관련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민경원 / 우리은행 연구원: 엔화가 이 정도로 초강세로 가면 결국에는 달러가 빠지는 그림이라 이전만큼 (원화가) 엔화를 안 쫓아다닌다고 해도 충분히 원화가치의 추가적인 상승, 즉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여기에 8월 외환시장 수급도 원화 강세 요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요.
그간 원화 가치를 짓눌러온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은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오고요.
수출 호황에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가 8월 중순까지 유입되고, 법인세 납부 시기에 맞춘 수출기업 달러 매도 물량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달러 매수 수요인 내국인의 해외 투자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420원을 1차 지지선으로, 수급상 달러 매도가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경우, 1,3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부분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다운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8월은 수급적으로 달러 매도 수요가 커질 수 있는 구간이다 보니까… 약달러가 조금 더 전개되고 수급적으로 달러 매도 압력이 일시적으로 중첩이 되면 1,400원대 초반 그리고 언더슈팅하면 일시적으로라도 1,300원대 후반으로 갈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엔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원화 역시 위아래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서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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