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도 쉬어간 기술주…'FEMO'가 살릴까 [마켓무버의 국장 힌트]

신인규 기자

입력 2026-05-28 07:32   수정 2026-05-28 07:51

미 증시 살펴보며 한국 증시 투자아이디어까지 찾는 마켓무버입니다.

오늘 시장에서 중요한 뉴스는 국제유가 하락이겠지만, 미 증시 투자자 분들께는 더 중요한 질문이 있겠습니다. 그동안 증시를 들어올린 기술주 랠리가 잠시 멈추었는데, 이것이 일시적인가 아니면 조정의 신호인가 하는 부분이겠지요.

국제유가 안정세…미국-이란 합의 기대↑
간밤 국제유가 벤치마크 유종 가운데 하나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브렌트유도 전거래일 대비 4.6% 넘게 하락했지요.


미국의 이란 남부를 타격한 와중에도 매일 한 척 이상의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데이터와 함께,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란과의 합의를 낙관해볼 수 있는 말들이 나온 점들이 유가 하락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S&P 500 섹터 내에선 에너지 부문의 낙폭이 가장 큰 하루였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일부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다룰지 검토하기 전에 외교가 성공할 모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지요. "앞으로 몇 시간 또는 며칠 사이에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도 했습니다.

단 호르무즈 해협이 극적으로 열린다고 해도, 꽉 막힌 에너지 공급망이 단숨에 뚫리기는 어렵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부분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협상이 타결돼도 원유 수송량이 예전의 80% 수준을 회복하는 데만 최소 석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유가 하락에도 주춤한 기술주
오늘도 AI 수요를 낙관할 수 있는 보고들은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1.36% 하락했습니다. 어제 19% 넘게 급등했던 마이크론의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인텔과 퀄컴 등 다른 반도체주들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S&P 500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술주 내 반도체 장비 소재 기업들이 간밤 1.93% 하락한 점이 눈에 띕니다.


지금 반도체 시장에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걱정이 월가에는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에서도 최근 3개월간 터진 모멘텀 랠리의 강도가 과거의 평균적인 수준을 이미 훨씬 뛰어넘었다는 코멘트가 나왔지요.

걱정을 더해주는 몇 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 투자자의 현금 비중이 기존 4.3%에서 현재 3.9%까지 낮아졌다고 합니다.

통상 이 지표가 4% 아래로 떨어지면 '살 만큼 샀으니, 이제는 더 살 여력이 없는 상태'로 봅니다. 매도 신호일 수 있다는 거죠. 냉철한 기관투자자들도 나만 못 하면 어떡하지, 하는 FOMO를 느꼈음을 반증하는 지표일 수 있고요.

미국 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미 증시에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간 점도 참고하실 만합니다. 적어도 AI라고 하면 무조건 달렸던 쉬운 장세가 아닐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는 구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이럴 때가 증시 고점의 신호라는 것이었는데요.

'페모(FEMO)', 증시 랠리 이끌까

그렇다면 지금이 과거와 다른 것은 무엇인가, 도 따져야겠지요. 댄 나일스 나일스인베스트먼트 설립자는 과거 닷컴버블 때와 지금은 기초체력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FEMO(Fabulous Earnings Momentum·놀라운 실적 모멘텀)'를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실적으로 증명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겁니다. 관련해 장 마감 후 나온 실적들도 살펴보셔야겠습니다.


세일즈포스 (CRM)
세일즈포스가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CEO 역시 이번 분기에 매출과 계약 규모, 현금흐름까지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AI 사업 성장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일즈포스의 AI 서비스인 ‘에이전트포스’와 ‘데이터360’ 관련 연간 반복 매출이 약 34억 달러 수준까지 늘어난 건데요.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AI 도입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냥 좋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세일즈포스가 제시한 분기 매출 전망은 시장 기대를 조금 밑돌았고요. 또 현금흐름 성장 전망도 기존보다 낮춰 잡았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진행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과정에서 부채를 발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벨 테크놀로지 (MRVL)
마벨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이 계속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는데요. CEO는 데이터센터 수요 강세 덕분에 앞으로도 분기마다 매출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AI 관련 주문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면서, 매출 전망도 기존보다 크게 높여 잡았고,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가이던스까지 제시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 (SNOW)
스노우플레이크도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여기에 시장이 더 주목한 건 아마존과의 대형 계약 소식이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가 앞으로 5년 동안 AWS 데이터센터에서 아마존의 자체 AI용 CPU인 ‘그래비톤’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약 60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건데요.

쉽게 말해 스노우플레이크가 아마존의 자체 칩 기반 인프라를 대규모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양사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된 모습입니다. 이 소식에 주가는 시간 외에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아이렌 (IREN)
아이렌이 델과 약 16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블랙웰 시스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아이렌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업 고객과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을 대상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더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AI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고요. 또 아이렌은 해당 시스템이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되면, 연간 반복 매출도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기대감 속에 주가는 상승 마감했습니다.

간밤 미 증시 움직임이 오늘 우리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궁금하신 점과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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