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능력 저조 때문에 해고했으면서 당사자에게 '경영상 이유'라고만 알렸다면 부당한 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병원 운영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자신의 병원에 내과 진료과장 B씨를 채용했다가 2024년 7월 그에게 계약 종결 통보서를 전달했다.
해당 문서의 '사유'란에 "경영상의 이유"라고 적혀있었다.
B씨는 그해 11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구제 신청을 했다. 작년 1월 지노위는 이를 인용했다.
이에 A씨가 같은 해 2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이후 그는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에서 "2024년 7월 B씨에게 사직을 권고하자 B씨가 3차례에 걸쳐 퇴사일을 변경해 제안하는 등 별다른 이의 없이 수용했고, 근로계약 합의 종료에 따라 지급한 위로금 600만원도 수령했다"며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B씨가 채용공고 당시 내과 전문의 자격이 없었음에도 전문의라고 알려 기망했고 업무 능력이 저조했으며, 근무 태도가 불성실해 경영 위기를 초래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근로관계가 합의 해지나 B씨의 자진 퇴사에 의해 종료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A씨가 B씨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B씨가 A씨에게 "경영상 이유라며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지했고, 이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통해 근로자로서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 분명하게 항의했다고도 짚었다.
B씨가 자신의 퇴사일을 변경해 제안한 것은 해고 후속 조처로 근무 종료일을 협의한 것일 뿐, 자발적 사직 의사를 표현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가 전한 600만원도 자진 퇴사 위로금이 아닌 지방고용노동청의 시정명령에 따라 건넨 미지급 임금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경력 허위 고지, 업무수행 능력 저조 등을 이유로 B씨를 해고했음에도 이런 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고 단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한다고 알렸다"라며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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