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4%' 랠리 소외됐는데…"하반기는 다르다" 이유는?

황효원 기자

입력 2026-06-04 21:09   수정 2026-06-04 21:56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 종목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그간 소외됐던 증권주가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주식 거래는 물론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까지 급증세를 보이면서다.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대형 반도체주를 넘어 하반기 증권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4.3% 하락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32.8%포인트나 밑돌았다.

지난달 증권주들은 일제히 약세였다. NH투자증권(-17.15%), 삼성증권(-13.13%), 한국금융지주(-9.35%), 미래에셋증권(-7.42%), 키움증권(-6.85%), 유안타증권(-4.11%), SK증권(-3.20%) 등 증권주들이 내렸다.

최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돌파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6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AI 중심으로 수급이 쏠리면서 증권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선 상태다.

다만 최근 들어 매수세가 금융, 조선, 방산, 전력기기 등 일부 업종으로 서서히 확산하고 있다. 시장 전체 거래 규모가 급증하는 만큼 증권사 실적 개선 기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 실적 개선의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증가와 함께 투자자예탁금, 신용공여 잔고 확대로 인한 이자손익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브로커리지와 이자손익, 트레이딩 부문의 호조 속 증권사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반도체 대형주로 쏠렸던 자금 흐름이 완화되면 증권주가 뒤늦게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통상 강세장에서 시장을 후행하는 특성이 있지만 분기 실적 확인 시점을 전후로 계단식 주가 상승이 나타난다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4월 초부터 이어진 증시 반등 국면에서 코스피는 74% 급반등했으나 증권주는 3% 상승에 그쳤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지수 상승으로 시장 전반의 온기가 확산되지 못하면서 증권주 수급이 상대적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이 110조원까지 확대되며 실적 기대감이 고조되는 국면이다. 증시 거래 활성화에 따라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하고 운용손익 개선 효과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에 비해 시장평가가 높지 않은 상황으로 실적이 확인되면 주가 탄력이 형성돼 업종 전반의 재평가(리레이팅) 여지가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20%에 육박하는 이익 체력에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실적 모멘텀과 업종 내 수급 분산 효과가 맞물리며 증권업종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증권주의 리레이팅 시점으로는 분기말~분기초 구간이 꼽혔다. 이번 분기 말인 6월 말까지 현재 수준의 거래대금과 지수 레벨이 유지될 경우 이익 컨센서스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12일 예정된 스페이스X IPO도 증권업종 내 수급 확산의 촉매로 작용, 특정 종목으로 쏠린 투자 수요가 업종 전반으로 분산되며 증권주로 관심을 확신시킬 수 있다고 봤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매수세가 유입, 거래대금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5월 기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06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6.6% 증가했다.

ETF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달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30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4.0%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상장된 이후 최근 3거래일 기준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41조원까지 확대됐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합산 지배주주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13.2%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양호한 브로커리지 손익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우주 기업 기업공개(IPO) 관련 평가이익이 2분기에도 1조원 이상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쏠림 현상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증시 활황에 따른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투자자별 회전율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ETF 시장 성장에 따른 자산관리(WM) 및 트레이딩 실적 개선이 동시에 기대되는 국면에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개화에 따른 신규 수익원 확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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