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격차가 단순히 기업 규모 때문이 아니라 조직의 지원 체계와 근로자 역량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도 AI 활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면 대기업 수준에 근접한 활용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은 11일 발표한 '생성형 AI 활용의 대-중소기업 격차: 역량과 조직환경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전국 임금근로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 활용률은 대기업이 66.5%, 중소기업이 52.7%로 13.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회사 지원 체계와 근로자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역량 등 주요 요인을 통제해 분석하면 기업 규모 자체에 따른 격차는 4%포인트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조직 차원의 지원이 AI 활용 확대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이 AI 사용을 적극 권장할 경우 근로자의 AI 활용 확률은 15.5%포인트 높아졌고, 구독료 지원 등 비용 보조 역시 활용 확률을 8.1%포인트 끌어올렸다.
근로자의 프롬프트 활용 역량과 AI 수용 태도 또한 활용도를 높이는 중요한 변수로 조사됐다.
실제 중소기업의 AI 지원 인프라는 대기업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도입 로드맵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중소기업이 70.4%로 대기업(54.4%)보다 높았다.
교육·훈련, 내부 가이드라인 제공, 맞춤형 AI 도구 지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도 중소기업의 지원 수준이 대기업에 미치지 못했다.
AI 활용 성과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AI를 통해 확보한 시간을 기존 업무 품질 향상에 가장 많이 활용했지만, 이후 선택에서는 차별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대기업 근로자는 절감한 시간을 새로운 프로젝트나 추가 업무 수행에 활용한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휴식과 개인 시간 확보에 사용하는 비중이 높았다. 연구원은 이러한 차이가 장기적으로 생산성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과 지역에 따른 양극화도 뚜렷했다. 제조업의 대·중소기업 간 AI 활용률 격차는 24.2%포인트로 서비스업(9.2%포인트)의 2배를 넘었고, 수도권 중소기업의 활용률은 57.3%로 비수도권(47.8%)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과 지방 중소기업이 AI 활용의 사각지대로 지목됐다.
대한상의 경제연구원은 AI 활용 격차 해소를 위해 근로자 역량 강화와 중소기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I 특화 직업훈련 확대, 제조업·비수도권 대상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AI 도입 컨설팅 및 표준 로드맵 보급, 구독료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양수 대한상의 경제연구원장은 "대·중소기업 간 AI 격차는 기업의 정책과 지원 같은 조직 환경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며 "중소기업의 도입 여건 개선과 근로자 역량 강화를 함께 추진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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