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딸깍' 저 소리, 유행이라는데..."제발 적당히"

입력 2026-06-16 08:02  



지난 14일 밤 10시쯤 지하철 9호선 열차에 탑승한 A씨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던 중 "딸깍딸깍", "타닥타닥"하고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한 여성이 주먹만한 크기의 피아노 모양 키링을 연신 누르고 있었다.

이는 최근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키캡 키링'이다. 초콜릿이나 식빵 등 다양한 모양의 키보드 자판 덮개(Keycap)를 키링으로 만들어 누르면 자판을 치는 듯한 소리가 나도록 만든 제품이다.

마치 게임기 버튼을 연타하는 것처럼 누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다만 키보드 타자 소리나 마우스 클릭 소리가 나 공공장소에서는 소음으로 느껴질 수 있다.

A씨는 당시 여성 승객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더니 일행과 함께 '자기가 뭔데 누르지 말라고 하냐'며 비속어를 섞어 저를 비방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화가 난 A씨와 해당 여성은 크게 언쟁을 벌였고 여성이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이처럼 지하철이나 학교, 학원 등 공공장소에서 키캡 키링을 두드리는 소리 탓에 갈등이 일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대체 왜 회사에서 딸깍거리며 키캡 키링을 누르는지 모르겠다', '지하철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면 어김없이 키캡 키링이더라. 이어폰 끼고 키캡 누르는데 집에서 혼자 있을 때나 하지' 등 불평하는 반응이 올라오곤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의 만족을 우선하는 개인주의적 성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타인의 소음 불편 보다 자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욕구가 앞서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남에게 양보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라 여기고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개인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작은 이득을 추구하려다 공동체 전체가 손해를 보는 '공유지의 비극'을 떠올리며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 에티켓을 지키려는 측면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홀로 크는 아이가 늘어나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부모의 간섭이나 개입이 많이 줄었다"며 "내 자식이 귀한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함께 가르쳐야 하며, 최소한 상식 수준의 공공 에티켓은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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