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딥다이브

국민연금 내달 리밸런싱 재개…"삼전하닉 팔고 美국채 샀다" [마켓딥다이브]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6-22 14:28   수정 2026-06-22 14:31

국민연금 내달 리밸런싱 재개…"삼전하닉 팔고 美국채 샀다" [마켓딥다이브]

    국내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 관련 내용 준비했습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연기금의 주식 비중이 포트폴리오 내 허용치를 넘어섰고, 리밸런싱이 불가피해진 상황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급변하는 시황부터 짧게 짚고 넘어가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역전됐죠?

    <기자>
    삼성전자기 25년 7개월간 유지해온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가 SK하이닉스로 장중에 바뀌었습니다. 오후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 전환했는데, SK하이닉스는 4% 수준으로 강세를 이어가면서 시총 순위를 뒤바꿨습니다.

    일각에서는 2000년 닷컴 버블의 단초가 됐던 시스코 시스템즈의 시총 1위 등극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당시 시스코가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앞세워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 일렉트릭의 시총을 넘어섰고, 이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증시 붕괴가 찾아왔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SK하이닉스의 경우 12개월 선행 PER이 6~7배 수준에 그칠 정도로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적이 명분이 되는 주가 상승인 만큼 단순히 시총 1위 역전이라고 해서 닷컴 버블 상황과 비교하긴 곤란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이렇게 시장에 큰 변곡점이 온 순간인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고 있다고요?

    <기자>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연기금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달에만 2조 293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 중 대부분이 국민연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6월 15거래일 중 12거래일 동안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19일 하루 매도액만 5885억원에 달하며 매도 강도가 정점을 찍었습니다.

    최근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5~19일까지 삼성전자를 2431억원 순매도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973억원어치 집중적으로 팔아치웠습니다.

    <앵커>
    국민연금 같은 큰손이 더 매수해주면 주가가 탄력을 받을 텐데 도대체 왜 파는 겁니까?

    <기자>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다소 야속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국민연금이 주식을 파는 가장 큰 이유는 정해진 자산 배분 원칙인 리밸런싱 룰 때문입니다. 국민의 노후 자금인 만큼 위험 분산을 위해 특정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제한해 둔 겁니다.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에 투입될 연말 목표 비중을 20.8%로 정했습니다. 문제는 코스피지수가 9000선을 넘어설 정도로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비중이 이미 30%에 달해 이 목표 비중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기계적인 매도를 늦춰주던 리밸런싱 유예 조치마저 이달 말 종료됩니다. 아무리 국내 증시가 좋다고 한들 전체 자산의 30%를 넘기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불가피하게 국내 주식을 선제적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팔아야 하는 건가요?

    <기자>
    최근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 규모가 2000조원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앞서 언급드린 것처럼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20.8%입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기존보다 넓힌 6%p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더하면 기계적으로 매도하지 않아도 되는 실질적인 허용 상단은 26.8%가 됩니다. 기금운용본부가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자산배분 한도가 2%p더 존재하긴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허용 상단인 26.8%에 맞추려면 초과한 비중인 약 3%p가량을 순매도해야만 합니다. 전체 기금 규모인 2000조원에 대입해 계산하면 최대 60조원 규모가 도출됩니다. 다만 일일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축소해 둔 만큼 과거처럼 시장에 일시에 충격을 주지는 않고 단계적으로 물량이 출회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식을 판 자금은 어디로 이동하고 있습니까

    <기자>
    국내 주식을 판 자금은 채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국내 채권의 경우 국민연금의 목표 비중은 23.1%로 정해졌지만 지난 3월말 기준 실제 비중은 19.2%에 불과해 3.9%p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에 연기금은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대신 안전 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 채권의 경우 18일 하루에만 기금/공제 주체가 1조 2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습니다. 이 가운데 금융채가 6068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달 4일에도 금융채 5700억원, 공사공단채 4500억원 등 총 1조 6000억원가량을 사들였습니다.

    특히 해외 채권의 경우 미국 장기 국채 ETF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요. 16~19일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를 304억원순매수했고 KODEX미국30년국채액티브도 439억원어치 대거 사들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국내주식을 판 돈으로 연말까지 국내 채권 24조 5000억원, 해외 채권 17조 5000억원, 해외 주식 14조 6000억원 가량을 매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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