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운영자도 심사자도 같은 사조직…“국정과제 쥐락펴락” [의혹의 군 드론 사업 ③]

배창학 기자

입력 2026-06-25 06:00   수정 2026-06-25 06:08

[단독] 운영자도 심사자도 같은 사조직…“국정과제 쥐락펴락” [의혹의 군 드론 사업 ③]

대회 운영 총괄·심사자 친분 관계 드론팀 11곳 정량 평가 전부 0점 태도 점수 등 정성 평가로만 심사 “미국은 자격 미달 시 대회 재개”
(생성형 AI ‘Chat GPT’ 제작)

중국산 눈감아주기와 이해충돌로 논란이 불거진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이 대회 운영 총괄자와 심사위원들 간 친분 관계를 따라 좌우된다는 방산 비리 카르텔 관련 민원 접수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역 군인이 중심인 특정 사조직 출신의 대회 운영 총괄과 심사자들이 중심이 되는 일명 '방산 비리 카르텔'이 단순 대회를 넘어 정부 국정 과제의 일환인 50만 드론 전사 양성과 드론 10만 대 보급이라는 목표를 뒤흔들고 있다는 국회에서의 지적도 나온다.

C 학회기 진행한 학술 행사에서 학회 회원들과 참관객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한국경제TV 출처)

▲ "회원님, 급히 연락드려요..."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대회 운영을 총괄한 인물은 개인 사정으로 군에서 전역을 S씨다. S씨는 최근 군무원으로 전직해 이번 대회 총괄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대회 총괄인 만큼 지난 예선 심사 위원 선발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몇몇 심사자를 취재하니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위원회가 객관성과 독립성을 보장 받고 평가했던 서면과 달리 예선은 S씨를 비롯한 대회 운영자가 지인을 상대로 한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심사 위원을 선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심사 위원은 예선의 경우 이력서 제출과 같은 신원 검증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보도로 심사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자 국방부가 뒤늦게 이력서를 받아 심사자 가운데 이해관계자가 개입됐는지 여부를 따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 대회 운영 총괄자인 군무원 S씨가 과거 C 학회 소속 연구원 신분으로 발표하는 모습 (한국경제TV 출처)

▲ 깐부 동맹 결성..."같이 갑시다"

그런데 예선 심사 위원의 절반 넘는 인원이 S씨가 속해 있던 C 학회 회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운영 총괄 그리고 깜깜이로 뽑힌 심사자 상당수가 동일한 사조직에서 활동했다며 S씨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심사진이 구성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위 '방산 비리 카르텔'이 규정 미준수 기업의 본선 진출과 심사자의 청렴서약서 위반 행위 미신고를 자초함에 따라 대회의 공정성이 훼손되어 참가사들도 피해를 입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 의혹이 확산되자 국방부도 C 학회에 회원 명단을 요구하며 후속 조치를 하려고 했지만 C 학회는 S씨와 예선 심사자들이 예선에 앞서 학회를 탈퇴했다며 명단 제출 또한 비공개 사항으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23일 드론 공방전과 관련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예선에서 국산 기술 적용 제품 사용 규정을 어기고 중국산을 쓴 업체들을 실격 처리하고 법적 대응도 하겠다고 예고했다. 동시에 참가팀 전체를 전수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 예선 평가 기준표 (한국경제TV 출처)

▲ 태도 점수 불량하니 예선 탈락

복수의 대회 참가팀 관계자는 “심사자들이 어떤 경력으로 합류해서 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준 것인지 지금도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디브리핑도 없이 결과만 통보하는데 결과를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냐”라며 성토 중이다.

한국경제TV가 입수한 대회 예선 평가표를 보면 드론 분야는 총 100점 만점으로 정량 평가가 90점, 정성 평가가 10점이다. 그런데 심사진은 예선에 출전한 참가팀 모두에게 정량 평가 '0점'을 줬다. 이어 심사자들의 정성 평가만으로 참가팀들의 본선행을 갈랐다. 평가 항목으로는 현장에서의 태도 점수 격인 통제 준수 등이 있었다.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드론·대드론 통합 TF 소속 전문 위원인 이기진 건양대학교 교수 겸 국방로봇웨어러블 센터장은 미국을 사례로 들며 “미 전쟁부 산하 기관인 DARPA는 과거 기술 경진 대회에서 참가팀들이 주어졌던 미션을 완수하지 못하자 1백만 달러 넘는 상금을 아무에게도 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기진 교수는 “드론 공방전 역시 정량 평가가 수준 미달이면 정성 평가로 순위를 매길 것이 아니라 기술을 고도화할 시간을 주고 내년이나 대회를 재개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드론을 포함한 항공 관련 전문가인 이정석 전 국방과학연구소(ADD) 부소장도 "미 전쟁부의 기술 인증인 'Blue UAS List'처럼 우리나라도 국가가 정한 기준을 넘으면 혜택을 줘야지 기준도 못 넘은 곳끼리 순위 경쟁을 시킬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드론업계 일각에서는 대회에서 나온 여러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즉각 해결한다면 이번 사태가 군용 드론 산업에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민, 관, 군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합심하고 이번에 드러난 군용 드론 제도들의 허점을 개선, 보완한다면 군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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