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자르고 공장도 닫는다…사상 최대 '칼바람'

입력 2026-07-10 11:57  

폭스바겐 감원·공장 폐쇄 등 비용 절감 논의 자동차업계 사상 최대 구조조정
사진=연합뉴스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그룹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최대 12만명 감원과 공장 4곳의 폐쇄를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계가 극렬 반발해 경영진 계획대로 될지는 불분명하다.

9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가 마련한 대규모 비용 절감 방안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다.

독일 경제매체 매니저마가친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블루메 CEO는 전 세계 직원 65만7천명 가운데 약 15%인 10만명을 감원하고 독일 공장 4곳을 추가 폐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간 빌트는 실제 감원 규모가 당초 알려진 10만명이 아니라 1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측은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미 2024년 노조와 협의를 거쳐 독일 내 일자리 3만5천개를 줄이고 공장 2곳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감원 목표를 5만명으로 확대했고, 이번에는 이를 다시 두 배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1991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7만4천명 감원을 넘어 자동차 업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된다.

경영진은 츠비카우·엠덴·하노버 공장과 네카르줄름의 아우디 공장에서 2034년까지 순차적으로 생산을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약 4만명이다. 시설은 방산업체에 매각하고 자동차 생산은 인건비가 낮은 동유럽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투자 계획도 대폭 축소할 전망이다. 경영진은 연간 투자 규모를 현재 1천800억유로(310조원)에서 2031년 1천350유로(233조원)로 줄여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 3.3%까지 떨어진 영업이익률을 2030년 9%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슈피겔은 전했다.

폭스바겐은 생산 체계와 모델 전략도 함께 손질할 예정이다. 글로벌 생산능력을 900만대 수준으로 낮추고 생산 네트워크를 재편하는 한편, 모델 라인업은 핵심 차종 중심으로 최대 50%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를 통해 제품의 복잡성을 최대 75%까지 낮출 수 있다"며 "확보된 투자와 개발 자원을 고객에게 가장 큰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그룹 기여도가 가장 높은 제품과 기술에 집중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2년 전 구조조정에는 동의했던 노조는 역대급 감원 예고에 강력히 반발했다. IG메탈(금속산업노조)은 이번 대규모 감원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를 비롯한 사업장 12곳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구조조정안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 감독이사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폭스바겐 감독이사회는 주주 대표 10명과 노동자 대표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주주 측 1명이 공석인 상태다. 그동안 주요 안건은 표결보다 합의를 통해 처리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또 1960년 민영화 당시 제정된 이른바 '폭스바겐법'은 공장 이전이나 신설 등 핵심 사안에 감독이사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룹 지분 20%를 보유해 거부권을 가진 니더작센주 정부 역시 일자리 감축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관련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핵심 브랜드인 폭스바겐을 포르쉐처럼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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