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사흘째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지난달 어렵사리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가 붕괴 위기에 놓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까지는 치닫지 않는 가운데 물밑 협상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9일(현지시간) 남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주변부가 미국·이스라엘 발사체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 코나라크의 해군 기지도 전투기 공습을 당했다고 전했지만, 미군 측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이란 해안선을 따라 방공 시스템, 해안 감시 자산, 미사일·드론 저장고, 해군 자산, 군사 보급 기반 시설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하며 폭격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은 지난 7일에도 이란 남부 해안의 방공망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선박 등 80개가 넘는 목표물을 타격한 바 있다.
미군의 군사작전이 이어지자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보복 공습을 이어갔다. 쿠웨이트와 바레인,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공격한 데 이어 이날에는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10발을 발사하며 공격 범위를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의 배경으로 종전 MOU 제5항을 둘러싼 해석 차이를 꼽고 있다. 해당 조항은 전쟁 기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위해 이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은 이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배타적 통제권을 인정한 내용으로 해석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이 상선을 공격함으로써 안전한 항행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연일 군사 충돌을 이어가면서 지난 18일 발효된 종전 MOU의 효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미 당국자는 이날 저녁 이란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주변부가 발사체에 맞았다는 보도 등과 관련해 '미군은 공습을 수행하고 있지 않았다'고 CNN에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자도 이란 내 공격에 자국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해 이란 2개 지역을 겨냥한 공격 주체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실무 협의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모나 야쿠비안 중동프로그램 책임자는 "양해각서가 점차 와해되고 있다"면서도 "양측 모두 전면전으로 복귀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 만큼 완전히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