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가 첫 거래일 13% 넘게 급등하며 데뷔전을 성공리에 치렀다.
10일(현지시간) 170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장 중 한때 177달러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어 공모가보다 약 13.1% 높은 168.49달러로 첫날 장을 마감했다.
현재 환율에 따라 원화로 환산하면 한국 주식 한 주당 252만8천원 정도로, 전날 SK하이닉스 종가 218만원보다 약 16% 높은 금액이다.
또 ADR 마감가 기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조 2천억 달러로, 미국 마이크론(1조 1천억 달러)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 메모리 기업들이 미국 경쟁사보다 저평가받아 왔다는 인식이 사실임을 증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회사 AJ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 책임자는 로이터 통신에 "미국의 수요가 일부 시장의 예상보다 강했다"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정점에 달한 것이 아니라 숨 고르기 국면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최태원 "AI분야 수백억달러 투자…메모리 공급 부족 당분간 지속"
이날 미국 나스닥 상장에 맞춰 미국 CNBC와 블룸버그TV에 출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를 넘어 AI 분야에 수백억달러(수십조원)를 투자해 궁극적으로 'AI 서비스 제공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와 AI 기술, 스타트업 등에서 (메모리 칩보다) 훨씬 큰 투자를 찾고 있다며 파트너사와의 합작 투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하이닉스를 사는 투자자들이 주가 또는 반도체 사이클의 고점에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AI 시대에는 수요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수요가 공급을 계속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향후 5년 안에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모든 고객이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며 AI 메모리 시장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하이닉스를 추격하는 데 대해 최 회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AI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그런 수요를 맞추려면 많은 (AI) 토큰을 생성해야 한다"며 수요 급증이 다른 변수들을 흡수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 SK하이닉스 데뷔 첫날 뉴욕증시 상승 마감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입성한 이날 미국 뉴욕 증시 3대 주요 지수는 일제히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9.60포인트(0.29%) 오른 52,637.0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1.75포인트(0.42%) 오른 7,575.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4.72포인트(0.29%) 오른 26,281.61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이끈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에도 물밑 대화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은 강대강 대치 구도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종료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이란도 '항복은 없다'며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다만 중재국을 통한 물밑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다음 주 스위스에서 미국과 이란의 추가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재국인 카타르 인사들도 미국과의 조율을 거쳐 이날 이란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와 8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각각 0.38%, 0.93% 내린 배럴당 76.01달러, 71.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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