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젊은 성악가들에게 무대 설 기회줘야 성장"

입력 2026-07-11 06:22  

조수미 "젊은 성악가들에게 무대 설 기회줘야 성장"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개최
"숨쉬는 동안 계속 일하고 싶어…이름 딴 콘서트홀 남겨지길"



(라페르테앵보<프랑스>=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만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국제 성악 콩쿠르를 만든 성악가 조수미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라페르테앵보 성에서 열린 제2회 대회 도중 연합뉴스 등과 만나 이 콩쿠르가 가진 차별점을 강조했다.
조수미는 2023년 7월 이 곳에서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출범 기념 발대식을 연 뒤 1년 뒤인 2024년 1회 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
조수미는 1회 대회 수상자 5명과 함께 지난해와 올해 한국, 중국, 프랑스 등에서 합동 공연을 했다.
조수미는 "확실히 큰 무대에 세우니까 스타성이 나온다. 여러번 무대에 서서 자기보다 나은 아티스트와 함께 무대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한다"며 "내가 심사한 친구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아티스트들이 됐다"고 전했다.
2024년 첫 대회에 전 세계 47개국에서 18∼32세 성악가 500명이 지원한 데서 발전해 올해는 총 55개국에서 5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 가운데 24명이 콩쿠르 본선에 진출해 지난 일주일간 라페르테앵보에 모여 마지막 관문을 거쳤다. 결선에는 총 11명이 올랐다. 이 가운데 한국인 참가자는 3명이나 된다.
조수미는 "솔직히 3명이 다 들어갈 줄은 몰랐다"며 "심사위원들이 이렇게 결정한 걸 보면 한국 성악가들은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반색했다.
조수미는 이들 외에 결선에 진출한 모든 참가자의 실력이 1회 대회 참가자들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콩쿠르의 명성이 그만큼 쌓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심사위원단도 더 보강됐다.


심사위원장인 올리비에 오이제로비치씨도 "첫 대회도 성공적이었지만, 이번엔 콩쿠르가 좀 더 많이 알려져서 진짜 전세계 참가자들이 지원했다"며 "참가자들 수준도 큰 오페라 등에서 활동하거나 이미 국제 콩쿠르 수상 경력이 있는 참가자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조수미의 30년지기 친구이자 팬인 오이제로비치씨는 콩쿠르 장소인 라페르테앵보 성의 주인이기도 하다. 2024년 대회보다 올해 대회를 더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그는 성 내 공연장 무대도 극장처럼 꾸몄다.
오이제로비치씨는 "수미는 자신이 젊었을 때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젊은 성악가들을 적극 돕고 싶어한다"며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고 싶어하기에 장소나 상금 모두 특별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조수미 성악 콩쿠르 우승자에게는 5만 유로(약 8천500만원), 2등에겐 2만 유로(약 3천400만원), 3등에겐 1만 유로(약 1천7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상금 규모가 여타 유사 콩쿠르보다 꽤 크다.
조수미는 "올해가 2회 대회지만 욕심이 나서 빨리 성장시키고 싶다"며 "언젠가는 이 성 야외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콩쿠르를 가능하게 한 데에는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현대자동차, 프랑스 루아르 지방 등 후원자들의 도움이 꽤 크다.
오이제로비치씨는 "이 콩쿠르는 참가자들을 빛내고 그들에게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니만큼, 앞으로는 더 많은 후원사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여건이 갖춰진다면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중인 예선을 서울이나 파리,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조수미는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아 연중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살아서 숨쉬는 동안은 계속 일하고 싶다"는 조수미는 "내가 지구상에서 사라져도 이 콩쿠르는 문화 중심지인 프랑스에서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능하다면 한국에 내 이름을 딴 콘서트홀이나 극장같은 게 하나 남겨져 사람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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