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자에게 토지를 증여했다가 이혼 과정에서 "사실은 명의신탁이었을 뿐"이라며 다시 돌려달라는 소송을 낸 남성이 대법원에서 패소 취지 판결을 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씨가 전 부인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부친이 사망한 뒤 2007년 토지 일부를 상속받고 다른 공동상속인들로부터 남은 지분을 넘겨받아 2016년 7월 토지 전부의 소유권을 얻었다. 이후 2018년 5월 당시 배우자였던 B씨에게 토지 일부 지분을 증여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로 넘겼다. 두 사람은 2023년 9월 별거에 들어가 지난해 2월 이혼했다.
A씨는 별거 기간 B씨를 상대로 "증여한 게 아니라 절세를 목적으로 명의신탁했을 뿐"이라며 "명의신탁이 해지됐으니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라"고 주장했다.
소송의 쟁점은 실제 증여가 이뤄졌는지였다.
1심은 B씨가 토지 지방세를 내고 경작·관리도 맡은 점 등을 들어 증여가 맞다고 봤다. 반면 2심은 문제의 토지에 A씨 선대의 묘소가 있고, 공동상속인들이 A씨의 단독 소유로 관리하다가 추후 처분해 대금을 나누기로 합의했다는 점, A씨가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이전등기 비용과 세금을 부담한 점 등을 근거로 명의신탁이라며 A씨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선대 묘소가 해당 토지에 있다거나 공동상속인들과 단독 소유에 관해 합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등기권리증은 부부가 함께 살던 집에 보관돼 있어 A씨가 단독 소지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세금도 부부 공동 재산에서 지출됐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A씨가 이혼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토지 지분에 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은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A씨가 재산분할 대상에서 토지 지분을 제외하기 위해 이혼 소송 무렵 뒤늦게 명의신탁을 주장하고 있다는 B씨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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