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요즘 증시 변동성의 중심으로 계속 거론되고 있죠.
이젠 주식시장을 넘어서 회사채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증권부 강미선 기자 나와있습니다.
강 기자, 기업들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상황 먼저 어떤가요?
<기자>
네, 꽁꽁 얼어붙은 상태입니다.
이달 한 달 통틀어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총 7곳에 그쳤는데, 그마저도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 발행이 대부분입니다.
1년 전 이맘쯤에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25곳에 달했던 것과 극명하게 비교되는데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회사채 조달 비용이 치솟자 발행하는 측의 부담이 커졌고,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 이후 비우량채를 중심으로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일반 회사채 입지 자체가 좁아진 영향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나마 회사채를 발행하는 곳들이 증권사라는 점입니다. 그동안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로 조달했던 자금을 최근 들어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시장에선 이게 우연이 아니라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사들 수수료 수익도 짭짤할 것 같은데, 그런데도 계속 돈을 빌리고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합니다. 게다가 전체 발행이 줄어든 와중에 그 얼마 안 되는 발행마저 증권사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어떻게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 겁니까?
<기자>
네, 연결고리는 증거금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항상 사고팔 수 있는 가격을 걸어주는 유동성공급자, LP 역할을 증권사들이 맡고 있는데요.
LP는 ETF의 2배 추종 구조를 실제로 구현하려고 두 종목 주식선물을 미리 사둡니다.
이 선물은 매일 손익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상품인 데 최근처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 정산 금액도 그만큼 불어나고, 증권사들은 거래소에 맡겨둬야 하는 증거금을 계속 채워 넣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파생시장 관련 증거금은 25조7,6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가량 늘었습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2분기에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폭증하면서 증권사들이 단기물만으론 감당이 안 되니까 만기가 더 긴 회사채로 방향을 튼 겁니다.
ETF LP역할을 맡은 키움증권은 오늘 4,0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고, 삼성증권도 지난 10일 6,000억 원 규모로 발행했습니다.
<앵커>
그럼 가뜩이나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인해 늘어난 증권채가 회사채 시장에 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채권업계에서는 이렇게 불어난 증권채 발행 물량이 일반기업들이 조달해야 할 자금까지 흡수하며 기업들의 돈줄을 말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금리 인상이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데, 증권사들이 발행한 채권이 머니마켓펀드(MMF)나 기관 자금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일반 회사채로 유입될 자금이 줄어드는 것이죠.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금리도 오늘 기준 4.59%까지 올랐습니다. 연중 최고치 수준까지 왔고요.
올해 상반기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67조 3,700억 원으로, 1년 전과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 감소했습니다.
특히 신규 발행액에서 만기 상환액을 뺀 순발행 규모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그만큼 기업들이 시장에서 실제로 조달한 자금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채권업계 관계자들은 "7~8월 원래 발행자체가 적은데 고금리에 분위기까지 안 좋다"며 "투자자들이 일반 회사채 매수를 주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증권채 빼고는 사실상 휴업 상태인 회사채 시장, 언제쯤 나아질 걸로 봅니까?
<기자>
채권시장에서는 이런 일반기업들의 발행 공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어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고, 다음 달 정부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국고채 발행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금리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일부 기업은 아예 회사채 발행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회사채 발행시장의 회복 시기를 내년 연초쯤으로 예상하지만 회사채 발행 금리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잠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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