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복귀계좌, RIA가 출시 이후 처음으로 월간 순유출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서학개미를 국내 증시로 되돌리겠다며 도입한 제도인데 기대와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증권부 조예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조 기자, 먼저 RIA 자금 유입 추이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정부의 당초 기대와 달리 RIA 잔고는 7월 들어 처음으로 순유출로 돌아섰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제공받은 데이터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RIA 계좌에서 5,268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지난 5월 1조 2,450억원까지 불어났던 유입액이 불과 두 달 만에 순유출로 전환된 겁니다.

국내 증시 조정장이 이어지자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을 물고 가산세까지 부과하며 RIA 계좌를 중도 해지하는 투자자들이 늘은 건데요. 세금을 아끼려다 국장에 묶여 원금을 잃는 것보다 세제 불이익을 감수하고 하루빨리 국내 증시를 빠져나오는 게 낫다는 투자자들의 냉정한 계산이 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세금 불이익까지 감수하며 자금을 빼내는 상황이면, 새로 계좌를 만드는 투자자도 줄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신규 계좌 수 추이도 많이 꺾였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RIA의 신규 계좌 개설 증가세는 5월을 기점으로 매달 절반 이하로 급감하고 있습니다.

3월 8만 3천 좌, 4월 10만 5천 좌에 달했던 신규 가입은 6월(8만 8천 좌)에 전월 대비 58% 급감하더니 7월에는 66.7% 감소하며 1만 약 4,400여 좌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누적 계좌수는 32만 6천여 좌로, 미국 주식 투자자 약 600만 명의 6%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현장의 한 증권사 PB도 "RIA 문의가 쏟아졌던 출시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고객들의 문의가 아예 없다"며 "지금 같은 조정장에서 실효성이 크지 않다 보니 PB 입장에서도 고객에게 RIA 계좌를 추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RIA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데 미국 주식으로의 자금 동향은 어떻습니까? 더 유입되고 있는 분위기입니까?
<기자>
RIA의 잔고 및 계좌 수는 줄어드는 반면에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46억 4,241만 달러, 우리 돈 약 6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6월 순매수액(6억 3,296만 달러)의 7.4배를 웃도는 금액이자 RIA 출범 전인 지난 2월 수준(39억 4,907만 달러)마저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국내 주식을 우회 투자하는 움직임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순매수 상위 종목 2위는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 5위는 한국 증시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코루(KORU)'입니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국내 본주의 주가 하락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반도체 기업 가치나 지수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 자체는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 때문에 비과세 혜택이 있는 국내 본주를 두고 22%의 양도세를 부과하면서까지 미국 증시를 통한 우회 투자를 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국내 증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상황인데 당국은 RIA의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이번 주부터 RIA의 양도소득 공제율이 기존 80%에서 50%로 축소됐습니다. 출시 당시 양도세를 최대 100%까지 공제해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세제 혜택마저 줄어드는 겁니다.

취재 결과, RIA를 주관하는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율을 높이기에는 당장 법 개정이 어렵고 RIA 잔고 감소나 이탈에 대한 대응책을 따로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음에도 상응하는 보완책 없이 표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RIA 같은 일회성 세제 혜택만으로는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유입을 유도하기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윤선중 /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우리 시장의 체력이라든가 안정성이 투자자들에게 확보되고 인지가 돼야지만 장기적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지 일시적인 세제 혜택을 가지고 중장기적으로 자금을 끌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국내 증시 자금 이탈을 막으려면 단기 절세 상품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내 증시 자체의 체질 개선과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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